- 공정위, EQE·EQS 배터리 제조사 은폐한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 검찰 고발
- 딜러사 교육용 ‘비밀 지침’ 배포해 소비자 오인 유도… 최대 부과율 4% 적용한 철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조직적으로 누락·은폐하여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로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가 자사 전기차 모델에 중국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세계 1위 업체인 ‘CATL’ 제품만 사용한 것처럼 광고해 부당하게 고객을 유인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2억 3,9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사 결과 벤츠는 2023년 6월, 딜러사들이 영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한 내부 지침인 ‘EQ 세일즈 플레이북’에서 핵심 정보를 왜곡했다. 해당 지침에는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언급을 완전히 배제한 채, ‘업계 최고 기술력’, ‘시장 점유율 1위’ 등 CATL 배터리의 장점만을 부각했다. 특히 벤츠는 딜러사 직원들이 배터리 제조사를 묻는 고객 질문에 CATL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응대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하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당시 출시된 EQE 모델 6개 중 4개, EQS 모델 7개 중 1개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장착되어 있었다. 파라시스는 벤츠 전기차의 국내 출시 직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일으켰던 제조사다. 벤츠코리아는 이미 2021년 독일 본사로부터 차종별 배터리 정보를 전달받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화재 안전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정보를 의도적으로 감춘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사태로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벤츠 전기차는 국내에서 약 3,000대 가량 판매되었으며, 그 매출액은 2,810억 원에 달한다. 딜러사들은 벤츠가 배포한 왜곡된 지침과 교육 자료를 그대로 믿고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으며, 소비자들은 벤츠라는 브랜드 신뢰도와 딜러의 설명을 근거로 차량을 구매했다. 공정위는 이번 행위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권을 침해하고 위계에 의해 고객을 유인한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전기차 핵심 부품 정보를 은폐했다는 점을 고려해, 현행법상 최고 수준인 관련 매출액의 4%를 과징금 부과율로 적용했다. 특히 독일 본사가 해당 기만적 지침을 ‘우수 사례’로 선정해 다른 국가에 전파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동시에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조치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세계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 사실을 언론에 공표하도록 명령함으로써 피해 차주들이 향후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때 유력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신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기만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