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전장부 허위 작성·환치기 송금 대행까지…적발률 40%, 등록취소·업무정지·과태료 등 엄중 제재 중국 송금 대행
  • 환치기 업체 포함 3곳 수사 착수, 의뢰인까지 추가 수사 예고
관세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실시한 환전영업자 집중단속에서 78개 점검 대상 업체 중 31개소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불법 환전소. (사진=경기남부경찰청)

관세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실시한 환전영업자 집중단속에서 78개 점검 대상 업체 중 31개소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환전영업자는 총 1,346개(2026년 2월 말 기준)로, 이번 단속에서 확인된 위반사항은 31개 업체에서 총 51건에 달한다. 적발률은 40%에 육박해 업계 전반의 준법 의식이 심각하게 낮은 수준임을 드러냈다.

이번 집중단속의 대상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2025년부터 도입된 3년 주기 정기검사 체계에 따라 직전 2년간 검사를 받지 않은 카지노·온라인·무인 기업형 환전영업자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정보 분석을 통해 선별한 고위험 환전영업자다. 관세청은 특히 환치기 등 환전업무 외 불법행위 병행 여부와 환전장부 허위 작성 여부에 초점을 맞춰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했다.

적발된 위반 유형을 보면, 환전장부 미구비 및 환전증명서 미사용 등 업무수행기준 위반이 16개소, 환전장부 허위·미제출이 16개소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실질적 폐업 상태인데도 등록을 유지하는 등 등록요건 위반이 6개소, 변경·폐지 미신고 3개소, 등록업무범위 초과 3개소, 특정금융거래법상 고액현금거래(CTR) 미보고가 4개소로 집계됐다. CTR 미보고는 하루 동안 동일인 명의로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거래될 경우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사항으로, 이를 누락하면 최대 9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구체적인 적발 사례도 충격적이다. 국내 출입국 기록조차 없는 고객의 명의를 도용해 환전장부를 허위 기재하거나, 미화 2,000달러를 초과하는 거래에서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환전증명서를 아예 발행하지 않은 업체가 다수 확인됐다. 심각성이 가장 높은 사례는 외국통화 매매라는 등록 업무 범위를 벗어나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수탁하고, 이를 환치기 수법으로 중국에 불법 송금하는 대행 영업을 한 업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위반을 넘어 자금세탁 및 범죄자금 유통 창구로 기능한 정황이어서 수사로 이어졌다.

이번 단속 결과 관세청은 과태료 부과 15개소, 업무정지 3개소, 등록취소 1개소, 경고 23개소 등의 행정제재를 부과했다. 아울러 등록 업무 범위를 벗어나 환치기 송금·영수 혐의가 파악된 3개 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으로의 불법 송금을 대행한 업체도 이 3곳 중 하나에 포함돼 있다.

관세청 이명구 청장은 "고객의 신원과 자금 출처를 묻지 않는 이른바 '묻지마 환전소'는 초국가 범죄 등 각종 범죄자금의 이동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환치기 자금이 탈세·자금세탁·재산 도피 등과 연관될 경우 환전소는 물론 환치기 의뢰인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불법 환전행위를 발견했을 때는 관세청 밀수신고센터(전화 125번) 또는 관세청 누리집을 통해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