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장관 귀국 직후 긴급 점검… ‘오를 땐 빛의 속도’ 국내 석유가 불공정 책정 경고
  • 자원안보 ‘관심’ 단계 격상에 범부처 합동 단속 실시, 담합 등 불법행위 무관용 원칙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자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의 핵심인 국내 석유 가격 단속에 전격 나섰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충격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급 상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자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의 핵심인 국내 석유 가격 단속에 전격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유 4사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상황 대응본부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국내 석유 시장의 가격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해외 출장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김정관 장관이 첫 공식 일정으로 선택했을 만큼 정부의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임을 방증한다.

정부는 최근 국제 유가 상승폭에 비해 국내 주유소 가격이 지나치게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보통 국제 시세가 국내 소매가에 반영되기까지 약 2주일의 시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며칠 사이 급격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김 장관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석유 가격은 오를 때만 빠르다'는 부정적 인식을 직접 언급하며, 국제 유가 상승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유업계가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 책정에 동참해 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로 격상하고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중동 상황의 가변성에 대비해 대체 수입 노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해외 생산 물량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수급 위기가 심화될 경우 즉시 실행할 수 있는 단계별 비축유 방출 세부 계획 수립도 마친 상태다. 이는 물리적인 공급 부족 사태를 막음과 동시에 심리적 불안으로 인한 가격 급등을 억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는 유가 상승기를 틈탄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가격 담합은 물론, 가짜 석유 판매나 정량 미달 등 민생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합동 점검과 특별 기획 단속을 시행한다. 국제 유가 상승세에 편승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물가 안정 기조에 역행하는 사례가 적발될 경우 엄중한 사법적·행정적 처분이 뒤따를 예정이다.

정부와 업계의 이번 공조 노력이 실제 주유소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국제 정세와 정유업계의 화답 여부에 달려 있다.

산업부는 중동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추가적인 수급 관리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