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호우 속 배수 불량 겹치며 40m 붕괴…1명 사망·1명 부상
- FMS 등록 의무 점검·복합구조 설계기준 보완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지난해 7월 경기 오산시에서 발생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친 복합적 부실이 원인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건설기준 개선과 유지관리체계 강화를 포함한 고강도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전국 유사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오산시 가장동 보강토옹벽 붕괴사고에 대한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사고는 2025년 7월 16일 오후 7시 4분경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길이 338m, 높이 10.1m 규모의 보강토옹벽 중 약 40m 구간이 붕괴되며 차량 2대가 매몰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중대 사고다.
사조위는 학계·업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돼 2025년 7월 21일부터 2026년 2월 20일까지 7개월간 총 21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현장조사와 설계도서 검토, 사고 관계자 청문, 외부 용역을 통한 지반조사 및 품질시험 등을 종합적으로 실시해 붕괴 원인을 규명했다.
조사 결과, 보강토옹벽으로 유입된 다량의 빗물이 적절히 배수되지 못하면서 옹벽에 작용하는 수압이 급격히 증가해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옹벽 상부 배수로와 포장면의 균열을 통해 빗물이 지속적으로 스며들었고, 뒤채움재가 약화된 상태에서 상단 L형 옹벽이 침하하며 포장면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했다. 사고 직전 시간당 39.5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균열 부위를 통한 빗물 유입이 급증했고, 이 유입수가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해 수압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사조위는 설계·시공·유지관리 각 단계에서 부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계 단계에서는 보강토옹벽 상단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의 위험도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수압 발생을 고려한 배수 설계도 미흡했다. 뒤채움재 품질기준 역시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시공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
시공 단계에서는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세립분이 많이 포함된 흙이 뒤채움재로 사용됐으며, 보강토 블록 자재 변경 승인 및 품질시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존재하지 않았다. 설계변경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최초 설계 도면을 준공 도면으로 제출하는 등 품질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감리·감독 역시 이러한 부적정 시공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지관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해당 시설물은 2011년 준공됐지만 2017년에야 관리주체로 인계됐고,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아 법정 안전점검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 이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등록·점검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동일 시공사가 시공한 구간에서 2018년과 2020년에도 보강토옹벽 붕괴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구간에 대한 안전성 재검토와 재발방지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배수 불량과 배부름 현상이 지적됐지만 적절한 보수·보강이 뒤따르지 않았고, 사고 발생 20여일 전부터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지반 침하와 붕괴 우려 민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원인 분석과 안전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재발방지를 위해 건설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보강토옹벽 위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의 경우 하중 적용과 시공 방법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신설하고, 배수로와 유공관 등 배수시설 설계기준을 강화한다. 뒤채움재 품질관리 기준도 명확히 해 설계와 시공의 일관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유지관리체계도 개선한다. FMS 등록과 설계도서 제출 여부를 국토교통부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미등록 시설이 적발될 경우 이행명령을 통해 등록을 의무화한다. 미등록 및 설계도서 미제출에 대한 제재 강화를 위해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보강토옹벽에 배부름이나 균열로 인한 빗물 다량 유입 우려가 있는 경우를 중대 결함으로 지정해 신속한 보수·보강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전국 복합구조 보강토옹벽과 배수 설계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된다. 2026년 3월부터 5월까지 관리주체별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6월부터 9월까지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을 실시해 미흡 시설에 대해 안전성 검토 및 보수·보강 조치를 시행한다.
국토교통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법령과 기준을 정비하는 한편, 사고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과 수사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