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2025년 4분기 가계신용’ 발표…전분기 대비 14조 원 늘어
- 부동산 규제 영향에 은행권 대출 증가폭 축소, 비은행·판매신용은 확대

국내 가계빚이 1980조 원에 육박하며 또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3개 분기 연속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보다 14조 원 증가한 규모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카드사·백화점·자동차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을 합산한 지표로, 가계의 전반적인 부채 수준을 보여준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852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1000억 원 증가했다. 직전 분기 증가폭(11조9000억 원)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2분기 23조5000억 원 급증한 이후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1170조6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3000억 원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축소됐다. 정부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주택가격에 따라 주담대 한도를 차등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10·15 대책’을 시행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3분기에는 ‘6·27 대책’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됐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682조1000억 원으로 3조8000억 원 증가하며 다시 늘어섰다. 3분기 중 대출 규제 강화로 감소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이 증가 전환했고, 카드론 감소폭도 축소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126조 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8000억 원 증가했다. 연말 소비 증가에 따른 카드결제액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개인카드 이용액은 1분기 192조 원에서 2분기 196조9000억 원, 3분기 203조2000억 원, 4분기 204조300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도 민간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흐름이 카드 사용액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취급기관별로는 예금은행 잔액이 1009조8000억 원으로 6조 원가량 증가했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16조8000억 원으로 4조1000억 원 늘었다. 은행권은 총량 관리와 주담대 취급 축소 등으로 증가폭이 둔화된 반면, 상호금융기관 등 비은행권은 주담대 취급을 확대하며 규모가 커졌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권 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일부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연간 기준 가계신용은 전년 대비 56조1000억 원(2.9%) 증가했다. 2022년 0.2% 증가에 그쳤던 연간 증가율은 이후 확대되는 추세다. 연간 흐름을 보면 정책대출 중심으로 주담대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제한됐으나,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 등으로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했고 판매신용 증가폭도 커졌다.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돼 왔다. 기준금리 변동과 부동산 시장 흐름,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