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 은행·2금융권 긴급 점검…상호금융 통계 취합 후 3월 중 추가 대책
- 연내 만기 15~20조원 추산…RTI 재적용 시 매물 증가·임대료 인상 가능성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이 4대 시중은행에서만 약 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 제한 기조가 본격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과 임대차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5대 시중은행과 상호금융업권, 저축은행 등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 취급 현황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전 금융권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연휴 직후 다시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다주택자 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점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 혜택 재검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따른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투기 목적의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15조원이며,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80% 수준인 11~12조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다른 은행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포함할 경우 연내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전체 임대사업자 대출 규모는 최소 15조~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구체적 수치는 아직 취합이 완료되지 않았다. 상호금융은 전국 수천 개 단위조합의 자료를 모아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통계 집계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금융위는 은행권 데이터 취합을 이번 주 내 마무리하고, 2금융권 통계까지 확보한 이후 추가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재적용하거나 만기 연장 심사를 강화할 경우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제기된다. RTI는 임대소득이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지표로, 일정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대출 한도나 연장에 제약이 생긴다.
그러나 매물 증가가 곧바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매물이 늘어도 매수세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대차 시장으로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기 연장이 제한되거나 상환 압박이 커질 경우 임대사업자가 이를 임대료 인상 등으로 보전하려 할 수 있어 세입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올해 만기 물량이 대규모로 집중돼 있어 금융 부담이 단기간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별 영향도 차별화될 전망이다. 수도권과 지방에 주택을 동시에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가격 상승 기대가 높은 수도권 주택은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한 지방 주택을 먼저 처분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전체 매물은 늘어나더라도 수도권 핵심 지역의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의 정확한 통계를 토대로 만기 연장 기준과 관리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물량이 집중된 만큼, 대출 연장 여부와 심사 기준이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