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중반의 위기를 이겨내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최민정·김길리, 노도희, 심석희는 2026년 2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에서 4분4초014의 기록을 세우며 이탈리아(4분4초107)와 캐나다(4분4초314)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0.093초라는 숨막히는 격차로 따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한국 여자 계주가 올림픽 정상에 오른 것은 2018 평창 대회 이후 처음이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에 이어 한국 선수단의 두 번째 금메달이자, 쇼트트랙 종목에서 이번 대회 첫 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 3위→역전→금메달…27바퀴의 드라마
경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불허의 연속이었다. 1번 주자 최민정이 초반 선두를 차지하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중반 들어 캐나다와 네덜란드에 잇달아 따라잡히며 3위까지 내려앉았다.
결승선 16바퀴를 남기고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2위를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링크 위에서 미끄러지며 쓰러졌고, 바로 뒤를 따르던 최민정이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선두 그룹과 큰 간격이 벌어졌다. 넘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최민정은 중심을 잡고 버텼고, 포기 없는 추격을 시작했다.
이후 심석희, 노도희, 김길리가 릴레이를 이어받아 선두 그룹을 맹추격했다. 결승선 4바퀴를 남기고 심석희가 캐나다를 제치며 2위로 끌어올렸고,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2바퀴를 남긴 직선 주로에서 선두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를 인코스로 파고들며 1위를 빼앗았다. 이후 끝까지 인코스를 지켜내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경기 후 김길리는 "무조건 1등만 생각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네 발로 타는 기분으로 버텼다"며 웃었다. 최민정은 "위험한 장면이 많았지만 침착하게 대처한 게 결과로 이어졌다. 길리라서 믿고 바통을 넘겼다"고 말했다.
■ 최민정, 한국 스포츠사에 이름을 새기다
이번 금메달로 최민정은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6개(금4·은2)를 달성했다. 진종오(사격)·김수녕(양궁)·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한국 선수 동·하계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 타이를 이뤘다. 금메달 4개로는 1990년대 쇼트트랙을 지배했던 전이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도 수립했다.
최민정의 올림픽 메달 내역은 2018 평창 대회의 금메달 2개(1,500m·3,000m 계주), 2022 베이징 대회의 금 1개(1,500m)와 은 2개(1,000m·3,000m 계주), 그리고 이번 밀라노의 금메달 1개다. 세 차례 올림픽에서 한 번도 시상대를 비워두지 않은 셈이다.
베테랑 심석희는 8년 만의 올림픽 복귀전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링크 위에서 눈물을 흘렸다. 시상식에서는 준결승의 숨은 주역 이소연이 가장 먼저 단상에 오르며 팀의 끈끈한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 한국 선수단, 이번 대회 총 7개 메달
이번 금메달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 2개, 은 2개, 동 3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남자 5,000m 계주에 출전해 추가 메달에 도전한다. 특히 최민정은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 단일 종목 3연패에 나서,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