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총리실 산하 신설, 사법경찰권·신용정보 열람까지 담아
  • 여야 ‘투기 차단 vs 사찰 우려’ 충돌 속 입법 공방 본격화
부동산 투기 근절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가 반영된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 등 민주당 정무위원들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감독원법 발의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근절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가 반영된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민주당이 10일 사실상 당론으로 발의한 이번 법안은 분산돼 있던 부동산 감독과 수사 기능을 하나로 묶어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부동산감독원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다. 부동산 거래, 과세, 금융 영역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을 범부처 차원에서 총괄 대응하기 위한 구조다. 국토교통부, 국세청, 경찰 등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 체계에서 발생해 온 감독 공백과 정보 단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정보와 세금 자료, 금융 거래 내역을 입체적으로 교차 분석해 시세 조작이나 불법 거래를 조기에 포착하도록 설계됐다.

부동산감독원의 핵심 권한은 수사 기능이다. 별도 법안을 통해 직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고, 시세조작, 부정청약, 불법 증여, 무자본 갭투자 등 부동산 관련 26개 법률 위반 행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도록 했다. 수사 개시 이전 단계에서도 조사가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금융 거래 정보와 대출 현황 등 신용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권한을 두고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의 영장 없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상 ‘국민 사찰 기구’를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해당 법안이 헌법상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투기 세력을 감싸는 논리라고 반박하며,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 조사 과정에서 관련 금융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역시 동일한 수준의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통제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자료 요구는 행정조사 단계로 한정하고, 수사로 전환될 경우에는 반드시 별도의 영장을 받도록 규정했다. 정보 요청 전에는 부동산감독협의회의 사전 심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부동산감독협의회는 국무조정실 2차장을 협의회장으로 하고, 최대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부동산 관련 8개 행정부처 고위 공무원과 국무조정실장이 위촉하는 전문가 5명이 참여하며,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속 고위 공무원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집이 주거 공간이 아닌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시세 조작과 전세 사기, 불법 투자로 인해 청년과 서민층의 주거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사전 차단 중심의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조사·수사 권한과 통제 장치를 동시에 담은 부동산감독원 설치법이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향후 국회 입법 과정과 여야 간 공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