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심 파기환송…성과 인센티브는 임금성 부정
- "근로 제공과 직접 관련" vs "경영성과 분배"로 구분
- SK하이닉스·HD현대중공업 등 유사 소송 영향 전망
대법원이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를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2019년 1심이 제기된 이후 7년 만이며 대법원에 계류된 지 5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삼성전자 퇴직자들은 사측이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를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2019년 6월 미지급분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사용자는 근속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본 반면,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목표·성과 인센티브 모두 임금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1, 2심 판단을 부분적으로 뒤집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각 사업 부문과 사업부 성과를 평가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돈으로, 상여기초금액(월 기준급의 120%)에 조직별 지급률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된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상여기초금액은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확정된 산식에 의해 설정되므로 그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고 판단했다.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 방식을 고려할 때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고 봤다.
특히 평가 기준인 전략과제 이행 정도는 근로 제공의 양이나 질을 높임으로써 목표 달성 여부를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 매출 역시 전사적 차원의 근로 제공이 집약돼 나타난 성과에 해당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지급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고, 그 지급기준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됐으므로 피고에게 지급 의무가 지워져 있다"며 "지급 의무 발생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므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한 하급심 판단은 유지됐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EVA, 평가세후이익-자기자본비용)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지급기준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나눠주는 돈이다.
대법원은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 외에도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의 규모, 지출 비용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인센티브는 연봉의 0~50%까지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고 실제로도 크게 변동한다.
이에 따라 "EVA의 발생과 규모가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기보다, 오히려 근로 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산업계가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다. 성과급 전체가 임금으로 인정될 경우 퇴직금이 수억원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변동폭이 큰 성과 인센티브는 제외되면서 기업 부담이 제한됐다.
앞서 2018년 대법원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뒤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이 다수 제기됐다.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 등에서도 같은 취지의 퇴직자 소송이 이어져 현재 대법원에 여러 사건이 계류 중이다.
같은 날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서울보증보험 노조가 특별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특별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