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발 건수·중량 모두 사상 최대, 중남미발 대형 코카인 연쇄 차단
- 청장 직속 ‘마약척결 대응본부’ 출범… 2026년 국경 단속 고삐 더 죈다

관세청이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한 마약류가 건수와 중량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2025년 한 해 동안 총 1,256건, 3,318kg의 마약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적발 건수가 46%, 중량은 321% 증가한 수치로, 단속 실적과 물량 모두 역대 최대다.
관세청은 국제 마약 밀수 수법이 점점 은밀하고 대형화되는 상황에서 통관 단계 정밀 검사 강화, 위험관리 시스템 고도화, 첨단 검색장비 확대, 해외 단속기관과의 공조 강화 등을 병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남미발 대형 코카인 밀수가 연이어 적발되며 전체 적발 중량 증가를 견인했다.
밀수 경로별로 보면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반입이 가장 두드러졌다. 여행자 관련 적발은 건수와 중량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특송화물은 적발 건수는 증가했으나 중량은 감소했다. 국제우편은 건수와 중량이 모두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 이동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여행객이 늘어난 데다, 마약 성분 함유 의약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점이 여행자 적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품목별로는 코카인이 대형 밀수 사건의 영향으로 급증했다. 반면 그동안 가장 많이 적발되던 필로폰은 태국발 야바 유입이 감소하면서 건수와 중량이 모두 줄었다. 필로폰을 제외한 케타민, LSD 등 다른 마약류는 전반적으로 적발량이 늘었다.
출발 지역별로는 중남미가 가장 많았고, 아시아와 북미가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페루, 에콰도르, 태국, 미국 순으로 적발량이 컸다. 다만 페루와 에콰도르발 대형 코카인 사건을 제외하면 아시아 지역이 여전히 주요 유입 경로로 나타났으며, 2023년 이후 최대 적발국이던 태국발 밀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국경 단계 단속 성과 자체도 새로운 기록을 썼다. 중남미발 대형 코카인 연속 적발과 함께 케타민 등 클럽마약, 마약 성분 함유 의약품 적발이 크게 늘며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 실적을 넘어섰다. 특히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수는 건수가 215%, 중량은 100% 증가하며 밀수 규모의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케타민과 LSD 등 이른바 클럽마약의 적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클럽마약 적발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케타민은 1kg 이상 대형 밀수 사례가 급증해 중량 기준으로 250% 늘었다. 관세청은 유흥문화와 맞물린 자가소비 목적의 밀반입이 확산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밀수 경로는 인천공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해 제주공항과 김해공항 등 지방공항에서도 총 36건, 87kg의 마약이 적발되며 우회 밀반입 시도가 증가했다. 인천공항의 단속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지방공항을 노린 것으로 관세청은 보고 있다.
중남미발 대형 밀수도 잇따랐다. 지난해 4월 강릉 옥계항에서 페루발 코카인 1,690kg이 적발된 데 이어, 5월과 8월에는 부산신항에서 에콰도르발 코카인 600kg과 300kg이 연속으로 적발됐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남미 마약 카르텔이 북미 국경 단속 강화에 따라 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 공조 성과도 가시화됐다. 관세청은 지난해 태국, 네덜란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등 5개국과 합동단속 작전을 벌여 총 97건, 123kg의 한국행 마약을 적발했다. 이들 국가에서의 수출 단계 단속 강화는 국내 밀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관세청은 올해 프랑스, 독일, 캐나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공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2026년에도 국경 단계 마약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단속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이를 위해 이명구 관세청장이 매주 직접 주재하는 ‘마약척결 대응본부’를 새로 출범시켰다. 통관·감시·조사 기능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 전국 세관의 마약 단속 조직이 참여한다.
대응본부는 주간 마약 적발 동향을 공유하고, 반입 경로별 사각지대 해소와 첨단 검색장비 확대, 국제 합동단속 강화 등의 추진 상황을 상시 점검한다. 회의 내용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유튜브 생중계로 공개된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지난해 부산신항에서 대형 코카인 300kg을 적발한 부산세관 마약단속팀에 특별성과 포상금 1천만 원이 지급됐다. 이는 정부가 새로 도입한 특별성과 포상금 제도의 첫 사례다. 관세청은 앞으로도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마약·총기 적발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공무원에게 파격적인 포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