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 3억2500만 명 돌파·매출 예상 상회에도 시간외 주가 4% 급락
- 590억 달러 브리지론·자사주 매입 중단…콘텐츠 제국 확장에 재무 부담 부각

넷플릭스가 지난해 연말 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성과를 냈지만, 대형 인수합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주가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10~12월(홀리데이 분기) 매출이 121억 달러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119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56센트로 예상치(55센트)를 소폭 상회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시장의 시선은 실적보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인수를 둘러싼 공격적인 행보에 쏠렸다.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에 앞서 워너브러더스와 체결한 827억 달러 규모의 합병 계약을 전액 현금 거래 방식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컨소시엄의 적대적 인수 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분기 넷플릭스의 성과는 가입자 증가가 뒷받침했다. 유료 가입자 수는 3억2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약 3억 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플릭스의 월간 시청 시간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기묘한 이야기’ 마지막 시즌은 약 150억 분의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NFL 경기 2경기를 중계했고,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의 신작 영화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로 507억~517억 달러를 제시했다. 하단 기준으로는 시장 예상치(약 509억8000만 달러)를 소폭 밑돈다. 다만 회사는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해 약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테드 사란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외 지역에서의 라이브 이벤트 확대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와 함께 비디오 팟캐스트 영역에도 진출해 피트 데이비슨, 마이클 어빈 등 유명 인사를 영입했다.
넷플릭스는 라이브 콘텐츠 확장에 대응해 영국과 아시아에 운영 거점을 추가로 구축하고, 인터랙티브 영상 광고 등 새로운 광고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레그 피터스 공동 CEO는 “광고주가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포맷을 결합한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한 자금 부담은 단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590억 달러 규모의 브리지론 약정을 확보했으며, 최근 이를 82억 달러 증액해 주당 27.75달러의 전액 현금 인수 제안을 뒷받침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6000만 달러의 금융 비용이 발생했고, 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 매입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DC 코믹스 슈퍼히어로 등 대형 프랜차이즈와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고, HBO 맥스를 포함한 보다 유연한 구독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장기 성장 전략을 우선하는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형 딜이 마무리될 경우 재무 구조와 콘텐츠 투자 전략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도 다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