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암환자 절반은 65세 이상, 고령화가 암 지형 바꿨다
- 전립선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남성암 1위 올라

우리나라 암유병자가 273만 명을 넘어섰다. 암 진단 이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도 전체의 70%에 육박하며 암은 더 이상 ‘곧바로 생존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닌, 장기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새롭게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28만8,613명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암 발생 통계가 처음 집계된 1999년과 비교하면 약 2.8배 늘어난 수치다.
연령 구조를 보정한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522.9명으로 최근 몇 년간 정체 양상을 보였다. 신규 환자 수 증가가 암 위험 자체의 급증보다는 고령 인구 확대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2023년 신규 암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는 14만5,452명으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암 발생 양상에서도 고령화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3년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전립선암으로, 폐암을 제치고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여성은 유방암이 가장 많았고, 전체 암 발생 순위에서는 갑상선암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암 진단 시점도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전체 암환자 가운데 국한 단계에서 진단된 비율은 51.8%로,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원격 전이 상태에서 발견된 비율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위암, 유방암, 폐암 등 국가암검진 대상 암종에서 조기 진단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성과를 보여주는 생존율 지표도 개선됐다. 2019~2023년 사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7%로, 암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약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암종별로 보면 갑상선암, 전립선암, 유방암은 90%를 넘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반면 폐암, 간암, 췌장암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기록했다. 다만 폐암과 위암, 간암은 지난 20여 년간 생존율 개선 폭이 크게 나타나 치료 성과가 빠르게 향상된 암종으로 분류됐다.
암 생존자가 늘면서 암유병자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4년 1월 1일 기준 암유병자는 273만2,906명으로, 국민 19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암 진단 후 5년을 초과해 생존한 환자들로, 장기 추적 관리와 삶의 질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특징은 뚜렷했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암 발생률은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암 사망률은 일본과 미국보다 현저히 낮았다. 높은 발생률 대비 낮은 사망률 구조는 조기 진단과 치료 성과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암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구조적 과제가 되면서, 암 예방과 조기검진뿐 아니라 고령 암환자와 장기 생존자를 포함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