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평양 공해에서 평균 2000ppm 이상 고농도 부존 확인
- 선제적 데이터 확보로 국제해저기구 독점 탐사권 확보 가능성 커져

한국이 보유한 최첨단 물리탐사선 ‘탐해3호’가 서태평양 공해상 심해에서 고농도 해저 희토류 부존을 확인했다. 글로벌 자원 안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공해에서 과학적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독점적 탐사 권한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탐해3호를 투입해 수행한 서태평양 공해상 첫 대양 탐사에서 수심 약 5800m 지점의 해저 퇴적층을 시추한 결과, 최대 3100ppm, 평균 2000ppm 이상의 고농도 희토류가 포함된 해저 진흙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탐사는 공해에서 이뤄진 국내 첫 심해 희토류 정밀 탐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기, 반도체, 군수 장비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이다. 지각 전반에 분포하지만 경제성이 확보된 고농도 광상은 제한적이며, 특정 국가에 공급망이 집중된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원 확보를 국가 안보 차원의 과제로 인식하고 육상 자원뿐 아니라 해저 광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저 희토류 진흙은 중희토류 비중이 높고 방사성 물질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차세대 핵심 광물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희토류는 고성능 영구자석 제조에 필수적이지만 대체재가 거의 없어 산업적 가치가 크다.
이번 성과의 핵심에는 탐해3호에 탑재된 ‘8.1km 장거리 스트리머’의 실전 운용이 있다. 스트리머는 탐사선 뒤로 길게 늘어뜨려 사용하는 수평형 해상 수진기로, 길이가 길수록 심해저 심부에서 반사되는 저주파 신호를 다각도로 수집할 수 있다. 탐해3호의 스트리머에는 648개 채널의 센서가 촘촘히 배치돼 있어 수심 5800m 아래 복잡한 지질 구조를 고해상도로 영상화할 수 있다.
이 장비로 확보한 물리탐사 자료는 KIGAM이 축적해 온 지구물리 해석 기술과 결합돼 탐사의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연구진은 방대한 해저 지층 데이터를 분석해 희토류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지질 환경을 사전에 특정했고, 선정된 3개 시추 지점 모두에서 고농도 희토류 시료를 확보했다. 이는 비용과 시간이 막대한 심해 탐사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심해 자원 확보 경쟁은 이미 국제 무대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해역에서 수심 6000m급 해저 희토류 채광 실증을 추진하는 등 기술 검증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공해는 특정 국가의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으로, 국제해저기구(ISA)가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관리한다.
공해 해저 자원의 경우, 선제적인 과학 탐사와 데이터 축적이 향후 특정 해역에 대한 우선적·배타적 탐사권을 인정받는 핵심 요건으로 작용한다. 이번 탐사에서 확보된 자료는 한국이 공해 해저 희토류 개발 경쟁에서 제도적·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KIGAM은 오는 4월 두 번째 대양 탐사에 착수해 탐사 밀도를 높이고, 희토류 분포에 대한 정밀 자원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1차 탐사가 고농도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였다면, 2차 탐사는 자원 규모와 연속성을 평가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이는 심해저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의 중요한 축으로, 향후 국제 자원 질서 속에서 한국의 입지를 가늠할 기초 자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