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물품으로 위장해 13개월간 밀반입, 범칙시가 158억 원
- 사과묘목·생과실까지 포함…외래병해충 유입 우려 현실로

중국산 농산물과 묘목류를 대규모로 불법 수입한 조직이 적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3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13개월 동안 인천항을 통해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수입이 금지된 중국산 농산물과 식물을 국내로 들여온 일당 1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물량은 총 1,150톤으로, 검역본부 수사 사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에 확인된 불법 수입 품목에는 중국산 건대추와 생땅콩, 건고추 등 건조 농산물뿐 아니라 국내 수입이 전면 금지된 생과실과 사과 묘목까지 포함됐다. 범칙시가는 약 158억 원에 달하며, 검역본부는 이 가운데 중간 수입책 3명과 실제 수입자 9명 등 총 12명을 입건해 이 중 9명을 2026년 1월 중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할 계획이다.
수사는 2025년 1월 김포시 소재 한 창고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중국산 건조 농산물 33톤이 적발됐고, 압수한 피의자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분석한 결과 약 1년간 월평균 컨테이너 10대 분량에 해당하는 1,100여 톤의 불법 수입이 이뤄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역본부는 해당 물품을 국내에서 주문한 수입자들까지 추적하며 수사를 확대해 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현지 수출자와 공모해 농산물과 묘목을 반려동물 관련 물품으로 위장해 들여오는 이른바 ‘커튼치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는 농산물을 실어오면서도 세관에는 반려동물 용품만 수입하는 것처럼 허위 신고해 검역과 통관 절차를 피한 것이다.
적발된 품목 가운데 중국산 사과 묘목과 생과실은 과수화상병의 기주식물로 분류돼 국내 유입이 엄격히 차단되고 있는 검역대상 물품이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수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병해로, 한 번 발생하면 대규모 과원 폐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수입 단계에서부터 강력히 관리하고 있다. 건고추와 건대추 등 건조 농산물 역시 외래 병해충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 없이는 수입과 유통이 불가능한 품목이다.
검역을 거치지 않은 농산물을 불법으로 수입할 경우 「식물방역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검역본부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밀수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장기간 이뤄진 범죄라는 점에서 엄정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건조 농산물 33톤은 기존의 소각 방식 대신 친환경 폐기 방식인 퇴비화로 처리됐다. 이를 통해 환경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소각 비용을 절감했고, 생산된 퇴비 약 300톤은 인근 지역 농업인에게 무상으로 공급돼 농가 경영에도 활용됐다.
검역본부는 조직적인 불법 수입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광역수사팀을 신설해 전담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해당 조직은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63건을 형사 입건하고, 이 중 34건에서 47명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번 대규모 적발은 광역수사팀 출범 이후 최대 성과로 기록됐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을 받지 않은 건조 농산물, 묘목, 생과실류 등 금지품의 무분별한 반입은 외래병해충의 국내 유입과 농림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앞으로도 조직적인 법 위반 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기 위해 수사전담조직 신설 및 전담수사인력 확충에도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