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165명·피해액 267억 원… 보이스피싱 넘어선 초국가적 디지털 범죄
  • 한·캄보디아 공조 수사 성과… 정부 “신속 송환·엄정 처벌 방침”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한국 국가기관을 사칭하며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동반한 스캠 범죄를 저질러온 조직원 26명이 현지에서 검거됐다.
강유정 대변인이 12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캄보디아 성착취 스캠(온라인 사기)조직원 검거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한국 국가기관을 사칭하며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동반한 스캠 범죄를 저질러온 조직원 26명이 현지에서 검거됐다. 이번 범죄로 확인된 국내 피해자는 165명이며, 피해 금액은 26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가 캄보디아 경찰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프놈펜에 거점을 둔 성착취 스캠 범죄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 거점 보이스피싱 범죄가 성범죄와 결합해 한층 조직화·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수사 결과, 이 조직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 국내 국가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범죄 연루 혐의가 있는 것처럼 속인 뒤, 수사 협조를 명목으로 특정 숙박업소에 머물게 하며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심리적 압박 속에서 사실상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상황에 놓였고, 조직은 이를 이용해 재산 조사나 보증금 명목으로 거액의 금전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은 단순 금전 사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기만 행위를 통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성착취 영상 촬영이나 신체 사진 전송을 강요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 상당수가 여성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은 기존 보이스피싱 범죄가 디지털 성범죄로 확장된 대표적 사례로 분류되고 있다. 정부는 범죄 수법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피해자의 일상과 존엄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접수된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단서로 본격화됐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이후 국정원과 캄보디아 코리아 전담반이 협력해 조직의 사무실과 숙소 등 총 4곳의 위치를 사전에 특정했다.

검거 작전은 한·캄보디아 양국 간 긴밀한 공조 아래 진행됐다. 수일 전부터 현지 잠복 감시가 이뤄졌으며, 범행 장소와 도주로를 사전에 차단하는 작전 계획이 수립됐다. 지난 1월 5일에는 캄보디아 경찰 90여 명이 투입돼 프놈펜 일대 사무실과 숙소 등 4곳에 동시에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스캠 범죄 조직원 26명이 현장에서 검거됐다.

정부는 현재 유포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성착취 영상과 이미지에 대해 즉각적인 차단 조치를 진행하는 한편, 조직이 저지른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거된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신속한 국내 송환 절차를 추진해 관련 법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병행된다. 정부는 법무부 스마일센터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피해 여성들에 대한 심리 치료와 회복 지원을 제공하고, 유사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초국가적 디지털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국제 공조 수사 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초국가 범죄에 대해 범정부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에 대해서는 국외에 있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