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주민 1인당 최대 10만달러 지급안 검토”…트럼프 구상 현실 단계로
  • 희토류·북극 안보 요충지 부상, 미·중·러 전략 경쟁의 핵심 변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영토 확보를 위한 여론 조성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 주민들에게 대규모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란드 주택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영토 확보를 위한 여론 조성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 주민들에게 대규모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란드 주민 1인당 최소 1만달러에서 최대 10만달러에 이르는 금전적 보상을 통해 미국 영토 편입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연히 밝혀온 ‘그린란드 확보’ 구상이 구체적인 정책 검토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들을 포함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약 5만7000명 규모의 그린란드 주민을 대상으로 현금 지급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논의는 공식 정책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그린란드 편입을 둘러싼 국제적·지역적 반발을 완화하고 주민 여론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그린란드를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필수적인 전략 자산으로 규정해 왔다. 북극권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대서양과 북극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희토류와 석유·가스 등 전략 자원이 매장된 지역으로 평가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희토류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그린란드는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 자원지로 거론돼 왔다.

미국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한 접촉도 병행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조만간 덴마크 및 그린란드 측과 회담을 갖고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덴마크 정부와 그린란드 당국은 공식 외교 대화 자체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대한 주권을 유지하되, 미군 주둔 확대와 방위 협력 강화에는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린란드 내부에서도 미국과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일부 정치 세력은 덴마크를 배제한 채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내부 논의 역시 미국이 그린란드 여론을 주시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는 자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극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해상 항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을 잇는 군사·물류 감시 거점으로 활용돼 왔다. 실제로 그린란드 북서부에는 미국의 조기경보 및 우주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군사 기지가 운영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사례와 자원 가치, 안보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그린란드의 잠재적 가치는 수백억달러에서 최대 1조달러까지 폭넓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과거에도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입을 타진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현금 보상 검토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실질적 선택지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는 북극을 둘러싼 미·중·러 간 전략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그린란드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현금 보상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주권과 영토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논쟁도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