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단시간근로 10년 새 3배↑…청년·여성·고령층 집중
  • 노인 소득빈곤율 OECD 최고, 주거·건강·에너지 불평등도 심화
단시간 근로자 규모 및 비중
단시간 근로자의 규모와 비중, 2015-2025. (사진=국가통계연구원)

통계청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는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인구 구조 변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그리고 세대 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인구감소 지역의 청년층 유출과 초단시간근로 확산, 고령층의 높은 소득 빈곤율, 에너지 구조의 화석연료 의존 등은 사회 전반의 구조적 위험 신호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인구감소 지역의 인구 자연감소는 이미 2000년을 전후해 시작됐다. 이는 전국 인구가 2020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것보다 20년 앞서다. 사회적 감소는 20대를 중심으로 한 순유출에서 비롯됐다. 지난 20년간 인구감소율이 가장 큰 네 개 지역 모두 20대 유출이 두드러졌고, 떠나는 이들 중에는 전문가·기술직 비중이 높았다. 지방 청년층 인재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대표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노동시장에서는 초단시간근로자가 2015년 1.5%에서 2025년 4.8%(106만 명 추정)로 급증했다. 이들은 주로 청년·여성·고령층에 집중돼 있으며, 최저임금 미만율도 높았다. 특히 20대 초단시간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전체 근로자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고령층 근로자의 경우 60세 이상 비중이 69%로 가장 크고 증가세도 빠르며, 여성 근로자 비중은 72%에 달했다. 이는 일자리 구조가 ‘단기·저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후 불평등도 심각하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소득빈곤율은 14.9%로 OECD 평균(11.1%)보다 높았다. 특히 66세 이상 노인층의 소득빈곤율은 39.7%로 OECD 평균(14.8%)의 약 세 배에 달해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반면, 자산빈곤율은 17.0%(방식① 기준)로 OECD 평균(39.3%)보다 낮아 ‘소득 빈곤은 심하지만, 보유 자산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불균형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자산은 있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한 노인세대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해왔다.

주거 영역에서는 청년층 무주택 비율이 2015년 65.9%에서 2023년 73.2%로 상승했다. 고령층과 저소득층 임차가구 증가, 월세화 현상도 뚜렷하다. 수도권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은 가처분소득의 절반을 넘나들며, 주거 불안이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건강 분야에서는 후기 노인의 46.2%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54.1%가 돌봄을 제공받고 있었다. ‘본인 건강이 나쁘다’고 인식한 비율도 후기 노인 33.1%로 전기 노인(14.4%)의 두 배를 넘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교통사고는 줄어드는 반면 고령층 사고 비중만 늘었다. 최근 5년 평균 증가율은 연 9.2% 수준이다.

디지털 범죄도 급증세다. 사이버 침해범죄 신고건수는 2024년 4,526건으로 10년 전(2,291건)의 두 배를 넘었고, 검거율은 21.8%에 그쳤다. 불법콘텐츠(80.9%)나 정보통신망 이용 범죄(52.1%)보다 현저히 낮아 수사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측면에서 장애인의 만족도는 꾸준히 개선됐으나 비장애인과의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2005년 만족도 격차(19.9%p)는 2023년 22.8%p로 늘었다. 다만 장애 정도에 따른 내부 격차는 완화됐는데, 심한 장애인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결과다.

환경과 에너지 부문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편중이 드러난다. 2024년 기준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 사용의 80.5%를 차지했으며,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최하위 수준인 1.4%에 그쳤다. 폭염과 무더위로 인해 가정·상업·공공 부문 냉방용 전력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교육 부문에서는 사교육비 총액이 2015년 17조8천억 원에서 2024년 29조2천억 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2007년 4조2천억 원에서 2024년 8조1천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소득이 높고 대도시일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더 높았으며, 소득 500만 원 이상 가구의 여가활동 개수(18개)가 300만 원 미만 가구(13개)보다 많아 소득 수준에 따른 삶의 격차가 또렷했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청년 유출·고령 빈곤·계층 양극화·에너지 불균형’이라는 네 축의 사회 리스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통계청은 2009년부터 매년 ‘한국의 사회동향’을 발간하고 있으며, 2025년판에서는 고령화와 청년층 불안정 고용, 지역 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