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특혜·사생활 의혹에 정청래 대표 첫 공식 사과…“며칠 후 김병기 입장 발표 지켜볼 것”
  • 전직 보좌진과 텔레그램 폭로전으로 번진 내홍…여권 “자숙 필요”·야권 “수습 과정도 문제” 공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사생활·특혜 의혹이 전직 보좌진과의 진흙탕 공방으로 비화하며 논란이 확산하자, 정청래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공개 사과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며, 원내 지도부는 “사퇴할 일은 없다”며 거취 문제 선을 긋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하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이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가 며칠 후 정리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해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전날(25일) 전화를 걸어 “국민과 당원들에게, 그리고 대표에게도 송구하다”는 뜻을 전하고 “며칠 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거취 표명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민심 흐름을 살피며 입장 발표 내용과 수위를 정할 것”이라며 “선출직 공인 국회의원은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폭넓게 감내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30일 회견에서 정리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사퇴까지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당 지도부가 일단 자진 사퇴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논란의 출발점은 김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을 뒷담화했다고 보고 전직 보좌진 6명을 직권면직하면서다. 이후 올해 6월 아들의 국가정보원 취업 청탁 의혹, 9월 숭실대 편입 과정 개입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고, 12월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재직 당시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무상 이용 의혹, 부인·며느리·손주에 대한 대한항공 의전 특혜 의혹,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이 연달아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는 24·25일 연이어 SNS에 입장을 올려 “보좌직원이 대한항공에 의전을 요청했지만 실제 편의를 제공받지는 않았다”며 가족 의전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호텔 숙박권 논란에 대해서도 “1박 34만 원 수준의 객실을 이용했으며, 160만 원 상당의 고가 숙박권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직 보좌진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채팅방 ‘여의도 맛도리’ 일부 대화 내용을 캡처해 공개하며, 의혹 제기가 “감정이 섞인 부당한 공세”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사실과 왜곡, 허위를 교묘히 섞어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도 “보좌진과의 갈등을 탓하기 전에 본인의 처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자숙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 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더 자숙해야 한다. 갈등의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본인의 언행을 성찰해야 한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다.

야권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책임을 지고 아우르는 모습이 가장 중요한데, 이 일을 수습하는 과정이 너무 찌질하고 후지다”고 직격했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보좌진 단체채팅방을 공개하며 메신저를 공격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여권 핵심부 갈등의 한 단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단순 폭로전이라기보다 대통령실·당 대표·원내대표 사이 보이지 않는 균열이 표면화되는 것”이라고 해석했고,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민주당 당내 헤게모니 싸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