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0거래일 만에 다시 4,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미국발 인공지능(AI) 회의론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지수가 2% 넘게 급락했다.

4,000선이 붕괴돈 코스피 지수 자료화면
(연합뉴스 제공)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46포인트(2.24%) 하락한 3,999.13에 마감했다. 장 초반 소폭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며 오후 들어 4,00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4,0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끝낸 것은 이달 2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수급은 ‘개인 순매수 vs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구도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개인 투자자가 1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원대, 2천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 압력이 우위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6원 오른 1,477원에 마감,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주요 촉매 중 하나로 AI 거품론이 지목된다.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호크 탄 CEO가 실적 설명회에서 “AI 관련 매출의 총마진이 기존 비(非) AI 사업보다 낮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후 뉴욕증시에서 AI·반도체 관련주가 흔들렸고, 그 여파가 국내 증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중국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지표가 시장 기대를 밑돌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고용·물가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 위험 회피 분위기가 강해진 모습이다.

대표 AI·반도체 대형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약 2% 하락한 10만2,800원, SK하이닉스는 4% 넘게 떨어진 53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전지·로봇 등 성장주 역시 동반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 전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도 2.42% 급락한 916.11로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로보티즈 등 성장주는 6~8%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외국인이 3천억 원대 순매도를 쏟아내며 변동성을 키웠다.

증권가에서는 “AI 성장 스토리가 꺾였다기보다, ‘얼마나 벌 수 있나’에 대한 기대치 조정 국면”이라는 평가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과 미국 실물지표가 코스피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AI·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구조상, AI 관련 글로벌 뉴스의 변동성에 당분간 민감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