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 관련 행정 경험 부족한 공무원에 자격 거부 처분 ‘적법’ 판단
  • 국민권익위, 제도상 통지 절차 혼선 발견… 기재부에 개선 시정요구

“시험 없이 세무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일부 공무원 경력자에게 주어지는 이 예외 규정이 실제로는 얼마나 엄격히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결정이 나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가 국세 관련 업무 경력이 부족한 공무원에게 세무사 자격증을 부여하지 않은 정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소속 중앙행심위는 최근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이라는 당시 세무사법(구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무사 자격 교부신청을 반려한 기획재정부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재확인했다. 이 결정은 공직 경력자의 전문자격 예외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논란에 객관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건의 청구인 ㄱ씨는 일반직 5급 이상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재직하며 국세 행정 민원과 조사 업무 등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 세무사법 제3조 제2호에 따라 시험 면제 요건을 충족했다며 2022년 8월 국세청을 통해 세무사 자격증 교부를 신청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관련 부서 근무 경력 중 상당 부분이 단순 행정·민원 처리에 해당해 ‘국세 행정사무’로 보기 어렵다며 교부 신청을 반려했다.

중앙행심위는 “청구인의 근무 내용이 조세 부과·징수 등의 핵심 국세 행정사무가 아닌 일반 행정업무로 판단된다”며 정부의 조치를 인정했다. 또한 “세무사 자격 부여 제도는 조세 행정 전반에 대한 깊은 실무 이해를 갖춘 경력자에게 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의 범위를 임의로 확대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 근거를 밝혔다.

이번 결정은 과거 일부 유사 사례에서 근무 경력을 폭넓게 인정해 세무사 자격이 부여된 점을 근거로 동일한 결정을 기대했던 공직자들 사이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중앙행심위는 “기존 사례와 청구인의 직무는 동일하지 않다”며 형평성 논란의 여지를 차단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사건 심리 과정에서 세무사 자격 교부 업무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간 이원적으로 처리돼 신청자에게 통보가 늦어지는 행정 절차상의 문제도 확인했다. 이에 중앙행심위는 「행정심판법」 제59조에 따라 기획재정부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개선 조항에는 세무사법 시행령에 거부통지 위임 근거를 명확히 명시하고, 통지 문서에 행정심판 청구 절차를 안내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공무원 자격 예외 인정을 둘러싼 특혜 논란을 차단하고 수험생과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격증 교부절차 개선 요구와 함께, 행정심판에서 확인된 법령상 불합리한 내용은 향후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