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년 만의 ‘국가책임 취소’ 판정, 국제 분쟁대응 새 선례
- 소송비용 73억 원 환수…“국익 수호·적법절차 원칙 입증”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절차에서 사실상 전면 승소했다. 이로써 4,000억 원대의 배상책임이 완전히 소멸했고, 정부는 소송비용 약 73억 원까지 회수하게 됐다.
법무부는 19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취소신청을 인용하고 론스타 측의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론스타가 제기한 약 46억8천만 달러(약 6조9천억 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분쟁이 제기된 지 13년 만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8월 중재판정부가 내린 1심 판정에서 정부에 배상하도록 명령한 약 2억1,650만 달러(약 3,200억 원)에 이자 등을 더한 총 4,000억 원 상당의 배상 책임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당시 정부는 청구액 대비 95.4% 승소했지만, 남은 4.6%에 해당하는 패소 부분에 대해 2023년 9월 판정 일부 취소를 신청했다.
취소위원회는 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이며 “중재판정부가 대한민국이 참여하지 않은 별건 ICC 상사중재 판정문을 주요 증거로 활용한 것은 적법절차 원칙(due process)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하나금융 매각승인 지연 관련 정부 책임을 인정한 부분이 모두 취소되면서, 배상금 원리금 전액이 소급 소멸됐다.
이 결정으로 론스타는 취소절차에서 발생한 한국 정부의 법률비용과 중재비용 등을 포함한 총 73억 원을 30일 내에 지급해야 한다. ICSID 협약상 취소절차에서 패소 측이 비용을 부담하는 ‘케이스 패소자 비용부담 원칙’(costs follow event rule)에 따른 결과다.
론스타 사건은 한국이 당사자가 된 ISDS 가운데 최대 규모였으며, 이번 정부 완승은 국제중재 취소절차에서 우리 정부가 처음 거둔 사례다.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약 2년 4개월간의 서면공방과 구술심리를 거쳐 정부 취소신청을 인용받았다. 이로써 수천억 원 규모의 국부 유출을 막고, 국제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배한 증거는 국가책임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법리를 확립했다.
정부는 향후 판정문 공개 등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고, 후속 조치에도 철저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는 ISDS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투자분쟁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 사건 관리 능력을 한층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