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비위 여파·낮은 지지율에도 “정치 균열의 메기 되겠다”… 민주당 “무리한 출사표” 견제 강화
  • 호남 3·4인 선거구 전원 출마 계획·6대 평등·인권 의제 발표… “민생·정책 경쟁으로 승부 보겠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을 첫 공식 일정지로 택하며 ‘호남 정면 돌파’에 나섰다.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독점 체제를 깨는 정치적 메기가 되겠다”며 경쟁을 통해 지역 정치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메기 효과’라는 표현처럼 혁신당이 기존 지역 독주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17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정치를 복원하겠다”며 “광역의원 26명이 무투표 당선되는 전남의 정치 현실은 김대중 대통령이 강조한 민주주의의 경쟁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이 사라지면 정치가 타성과 부패에 빠진다”며 민주당의 ‘안방정치’를 비판했다.

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뿐 아니라 전남의 3·4인 선거구 43곳 전부에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전국 1256곳 모든 기초의원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밝힌 만큼, ‘호남 전역 출마’를 통해 존재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승산이 없기 때문에 진보 내 경쟁을 통해 민심의 선택지를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리얼미터가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7%, 국민의힘 34.2%, 조국혁신당은 3.2%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대장동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주·전라 지역에서 3.5%포인트 상승했다. 성비위 파문으로 이탈했던 일부 개혁 성향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복귀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성비위 사건으로 최고위원회가 총사퇴하며 내홍을 겪었고, 창당 당시 멤버였던 은우근 상임고문 등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탈당했다. 피해자 측 반발과 2차 가해 논란까지 이어지며 당의 도덕성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가 ‘위기 수습’일지 ‘권력 집중’일지를 두고 당 안팎의 시각도 엇갈린다.

당 지도부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선명한 진보 의제에 집중하고 있다. 혁신당은 최근 생활동반자법, 차별금지법, 비동의 강간죄 신설, 임신중단 법제화, 교제폭력처벌법, 성평등임금공시제 등 6대 평등·인권 정책을 내놓았다. 조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미루는 법안들을 먼저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책임이며 진짜 진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역 조직 확대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혁신당은 지난 4월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창당 후 첫 기초단체장을 배출했고, 순천에서는 4선 이복남 시의원을 지역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곡성 보궐선거에서 18%로 시작해 35%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며 “호남에서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이 호남에서 실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담양 승리가 ‘제3지대 상징성’에 그칠 경우, 내부 갈등과 도덕성 논란을 해소하지 못한 채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혁신과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호남 재결집’을 노리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오는 23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조 전 비대위원장이 대표에 오를 경우, 성비위 후폭풍과 낮은 지지율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본격적인 지방선거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호남 행보가 조혁신당의 ‘재도약’이 될지, 혹은 민주당 재결집을 자극하는 ‘부메랑’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