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유산청, 3차 발굴조사 결과 공개…체성‧곡성 등 구조 복원 단서 확보
- 하부 편축·상부 협축 공법 동시 확인…신라 방어체계 이해의 실마리로

대구 북구 함지산 정상부에 위치한 사적 대구 팔거산성에서 신라 시대 석축성벽의 초기 축성양식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과 대구광역시 북구청이 공동으로 진행한 제3차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가 처음으로 협축식 석축성벽을 도입한 사례가 드러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APEC 정상회의 시기와 맞춰 진행되었으며, 11월 13일 오후 2시 현장에서 일반 공개 설명회가 열린다. 발굴 대상은 서문지와 곡성 1 북서측에 이은 체성부(성벽 몸체) 일대 2,151㎡ 구간으로, 이곳에서 체성, 곡성, 박석 등 다양한 성곽 구조물이 확인됐다.
팔거산성은 5세기 신라가 서라벌 서쪽 최전방 방어선인 팔거리현(달구벌)을 지키기 위해 축조한 군사 유적으로, 테뫼식(산 정상부를 둘러쌓는 방식) 산성의 전형이다. 2023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 진행된 세 차례 조사에서 목조집수지, 수구, 건물터, 그리고 목간과 토기 등의 유물이 속속 발굴되며 신라의 방어체계를 입증해왔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성벽 축성기법의 구조적 특징이다. 조사단은 초축 시기 성벽이 하부는 ‘편축식(한쪽면만 쌓는 방식)’, 상부는 ‘협축식(양면을 쌓고 사이를 흙돌로 메우는 방식)’으로 건립된 점을 밝혀냈다. 내벽은 외벽보다 약 1m 높게 쌓여, 양쪽 벽이 비슷한 높이에서 서로 등진 형태로 완성된 구조였다. 이는 신라 석축성벽에서 확인된 가장 초기의 협축형 구조로 평가된다.
외벽 하부는 길이 46m, 높이 6.3m, 경사도 약 40°의 허튼층 쌓기(불규칙한 돌로 층을 맞추는 방법)로 조성됐고, 내벽은 길이 55m, 높이 2.4m 규모로, 경사도 약 50°로 같은 방식이 사용됐다. 전체 평면은 ‘凸’자형으로 내벽 중앙부 두께는 약 14m에 달하지만 양끝은 약 7m로 좁아지며 곡성 쪽으로 이어진다. 이는 산 능선 지형에 맞춰 성벽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설계로 분석된다.
또한 외벽 하부와 내벽, 곡성 2 일대에서는 약 2.3~2.7m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확인됐다. 이 구획선은 작업 구간을 나눠 여러 집단이 분담해 시공했던 흔적으로, 동일한 색상의 자색이암만 사용해 각 구간을 완성한 점으로 미뤄 ‘책임시공제’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라 초기 산성 축성과정에서 조직적 분업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국가유산청과 북구청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팔거산성의 보존·복원 계획을 수립하고, 향후 추가 조사로 신라의 성곽 축성기술 발전 단계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또한 조사 성과를 국민과 학계에 지속적으로 공개해 신라 국방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