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행심위, 사고 인식 가능성 충분하다며 운전면허 취소 정당 판단
- 도로교통법상 ‘멈추고·구호하고·신고한다’ 의무 위반 시 최대 4년간 면허 취득 제한

자동차 운전 중 사람을 다치게 한 ‘비접촉 교통사고’라도, 사고 후 필요한 조치나 신고 없이 현장을 떠나면 운전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위원장 조소영)는 최근 비접촉 교통사고 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면허가 취소된 A씨의 행정심판 청구를 기각하고, 해당 처분은 적법·타당하다고 재결했다.
사건은 A씨가 1차로를 주행하다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2차로로 급하게 진로를 변경하면서 발생했다. 이를 피하려던 이륜차 운전자가 급제동하며 넘어져 부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고, 피해자는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으며 200만 원이 넘는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하지만 A씨는 사고 직후 정지하지 않고 구호 조치나 신고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상태를 살피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이를 도로교통법상 ‘사상자 구호 및 신고 의무 위반’으로 판단해 A씨의 제1종 보통운전면허를 취소했다.
이에 A씨는 “차량 간 직접 접촉이 없었고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행정심판위는 CCTV 영상과 현장 확인 결과 A씨가 사고 30미터 앞에서 한 차례 정차한 뒤, 사고 현장으로 돌아와 피해자의 이륜차를 세우고 약 2분간 머물렀음을 근거로 “사고 발생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54조에 따르면, 운전자는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고, 자신의 인적 사항을 제공하며, 사고 장소 및 피해 상황을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운전자에 대해서는 시·도경찰청장이 면허를 취소할 수 있으며, 해당 운전자는 4년 동안 새 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국민권익위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번 재결을 통해 비접촉 사고라도 운전자가 사고를 인지했거나 인지 가능했다면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권익위는 “모든 운전자가 교통사고 발생 시 ‘멈추고, 구호하고, 신고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이 기본 조치를 이행하면 법적 불이익은 줄이고 피해자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