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간 765건 위장수사·2,171명 검거… 유포 범죄가 77% 차지
- 성인 피해자 수사 법 개정 3개월 만에 93명 검거, 효과 뚜렷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의 위장수사 제도가 시행 5년 차에 접어들며,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1년 9월 24일 관련 제도 시행 이후 지난 8월 말까지 총 765건의 위장수사를 진행해 2,17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30명은 구속됐다.
특히 올해 6월 4일 법 개정으로 성인 피해자 대상 범죄에도 위장수사가 가능해지면서, 불과 3개월 만에 36건의 수사를 진행해 93명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딥페이크 조작 영상이나 불법 촬영물 등 성인 피해자를 겨냥한 새로운 범죄 유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장수사 제도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N번방·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범죄자들은 SNS를 통해 피해자 개인정보를 수집해 협박하고,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해 사회적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수십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주범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특히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피해자들의 영상을 제작·유포하며 거액의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며 3,500명 이상을 조사하고, 100명 넘게 재판에 넘겼다. 이런 대형 사건을 계기로 청소년성보호법이 개정되고 신분 위장수사가 제도화된 것이다.
실제 수사 유형을 보면 765건 중 유포 범죄가 591건(77.3%)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작 범죄 102건(13.3%), 성착취 목적 대화 46건(6%), 구입·소지·시청 관련 범죄가 25건(3.4%) 순으로 나타났다. 검거자 역시 유포 혐의 피의자가 1,363명(62.8%)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위장수사 성과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8월 말 기준 검거 인원은 6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7명에서 66%가량 증가했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의 음성화와 진화를 고려할 때 위장수사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피의자 검거 과정에서 제작·유포뿐 아니라 단순 소지·시청자도 함께 적발하는 사례가 많아진 점이 주요 특징이다.
한편, 위장수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경찰관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자료를 수집하는 신분비공개수사와, 문서·도화·전자기록 등을 활용해 제3자의 신분으로 위장하는 신분위장수사가 그것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국회와 국가경찰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하며 법적 통제 장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3개 시·도 경찰청 대상 현장점검에서 위법·남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청은 하반기에도 추가 점검을 이어갈 예정이며, 수사관 의견을 반영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경찰청은 “AI 기술 발달과 보안 메신저 활용 등으로 디지털 성범죄 수법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위장수사를 적극 활용해 철저히 뿌리 뽑겠다”며 “성착취물은 장난이나 단순 호기심으로 제작·소지·시청하더라도 엄정히 처벌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