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액 6,753억 원…2030세대 피해 52%,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 급증
- 보안메신저·구형 휴대폰 악용, ‘셀프감금’ 유도까지…경찰 “각별한 주의 필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최근 2030세대를 겨냥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각별한 경각심을 당부했다. 검찰·금융감독원·국세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심리적으로 장악하는 정교한 신종 수법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8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753억 원으로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8,856억 원)의 76.2%를 차지했다. 특히 1건당 평균 피해액은 7,438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18만 원)보다 76.3% 급증했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52%)은 20~30대 청년층이었으며,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 사례 중 청년층 비율도 지난해 17%에서 올해 34%로 크게 뛰었다.
범죄조직은 피해자를 고립시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활용한다. 카드 배송·등기우편 등을 미끼로 웹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한 뒤 ‘구속영장’이나 ‘인출명세서’ 같은 정교한 가짜 문서를 자동 생성해 보여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보안유지’를 명목으로 텔레그램·시그널 등 해외 메신저 사용을 강요하며, 피해자가 매시간 보고를 하도록 통제한다. 최근에는 보안이 취약한 구형 휴대전화 개통을 유도해 악성 앱을 설치, 통화내역 조작과 위치 추적까지 가능케 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 같은 범행은 피해자가 스스로 숙박업소에 머물며 외부와 단절되도록 만드는 ‘셀프감금’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국세청 세금 미납을 빌미로 자영업자를 노리거나, 해외 교포·유학생을 대상으로 대사관을 사칭해 마약 사건 연루를 속이는 맞춤형 수법도 늘고 있다.
경찰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숙박업소에 홍보 포스터 5만 부를 배포해 다수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금은방, 통신사 대리점 등 범행 접점이 되는 현장을 중심으로 맞춤형 홍보를 확대하고, 금융사 직원과 상인들을 대상으로 범죄 수법과 대응법을 알리는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기관은 특정 웹사이트에 개인정보 입력을 요구하지 않고, 특정 메신저 사용이나 별도의 휴대전화 개통을 지시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자산 검증을 이유로 금융정보를 요구하거나 가상자산 환전을 요청하는 경우는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의심될 경우 주변에 즉시 상황을 공유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기관사칭형 범죄는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해 뒤늦게 피해 사실을 깨닫게 하는 만큼, 재산 손실 규모가 크다”며 “경찰은 특별단속과 대응 인력 확대를 통해 보이스피싱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도 각종 범죄 수법과 대처 방법을 숙지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