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 주가 급등으로 자산 3,930억 달러…머스크 추월했다가 재역전
  • 엘리슨-머스크 동반 행보 주목…AI·정치 후원까지 맞물리며 영향력 확대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이 글로벌 자산 지형까지 흔들고 있다. 미국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81)이 일론 머스크와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것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장중 한때 40% 급등했고, 이에 따라 엘리슨의 자산은 3,930억 달러(약 527조 원)로 치솟아 머스크(3,840억 달러)를 추월했다. 그러나 장 마감 직후 주가 상승폭이 36%로 줄면서 엘리슨의 자산은 3,780억 달러로 감소했고, 머스크가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번 오라클 주가 급등은 AI 서비스 수요 확대 덕분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덕분에 오라클의 기업가치는 약 9,600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오라클 지분 41%를 보유한 엘리슨은 단숨에 머스크의 자산 규모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엘리슨은 단순한 IT 창업자를 넘어 다각화된 자산을 보유한 거부다. 그는 테슬라 지분을 갖고 있으며, 하와이 라나이섬을 비롯해 인디언 웰스 테니스 대회와 요트 팀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머스크와의 관계 역시 각별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테슬라 이사직을 맡았고,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인수할 당시에도 거액을 선뜻 투자하며 든든한 우군으로 나섰다. 최근 출간된 월터 아이작슨의 머스크 전기에도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가 여러 차례 언급됐다.

정치적 행보에서도 두 사람은 궤를 같이한다. 엘리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 후원자로 알려져 있으며,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출범 행사에도 머스크와 함께했다. 머스크 역시 트럼프의 차기 대선 행보를 지원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머스크는 2021년 처음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른 뒤 제프 베이조스, 프랑스 명품 재벌 베르나르 아르노와 함께 순위를 오가며 정상을 지켜왔다. 지난해 정상 복귀 이후 약 300일 만에 다시 엘리슨의 추격을 받으면서, 세계 억만장자들의 순위 경쟁은 단순한 부의 대결을 넘어 AI와 클라우드 패권, 정치적 영향력까지 맞물린 글로벌 격변의 한 단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