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소비 2.4%↑…민생지원금·관광객 유입 효과
  • 건설투자 –14.2%, 대미 수출 –8.1%…철강 직격탄
국내 수출 방향이 대(對) 미국 감소세가 본격화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경기가 소비 회복세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완화된 흐름을 보였지만, 건설투자와 대미(對美) 수출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회복세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건설과 수출 부진이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7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해 6월 0.3% 증가 대비 크게 반등했다. 승용차 판매는 12.9% 급증했고 승용차를 제외한 판매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숙박·음식점업(-2.7%→1.6%)과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2.1%→5.5%) 역시 개선됐다. 이는 민생지원금, 가전환급사업 등 정부 정책 효과와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이 25.5% 증가하면서 여행수입이 33.1%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여전히 큰 폭으로 위축됐다. 7월 건설투자는 –14.2%로 6월(–12.1%)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건축·토목 전반이 동반 부진했으며, 특히 폭염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7월 최고기온 33도 이상을 기록한 폭염일수는 지난해 4.3일에서 올해 14.5일로 세 배 이상 늘며 현장 공사가 지연됐다. 건축 착공 면적과 수주는 다소 개선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심사 강화와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로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둔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6월 1.4% 증가에서 7월 –5.4%로 급락했으며, 운송장비는 10.1% 증가에서 –16.5%로 반전됐다. 반도체 제조장비 증가율도 줄어들며 기계류를 제외한 전반적인 설비투자가 힘을 잃었다.

수출은 대미 수출 부진이 본격화됐다. 8월 전체 수출은 1.3% 증가에 그쳐 전월(5.8%)보다 크게 둔화됐고, 특히 미국 수출은 8.1% 감소했다. 자동차(-6.1%)와 철강(-32.1%)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대중 수출은 1.4% 증가에 그쳐 개선세가 미약했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철강 관세 인상과 반도체·의약품 관세 예고 등 대외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조짐으로 풀이된다.

고용은 건설·제조업 부진으로 정체된 모습이다. 7월 취업자 수는 17만1000명 늘었지만 건설업(-9만2000명), 제조업(-7만8000명)이 감소하면서 서비스업 증가(45만5000명)를 상쇄했다.

물가는 안정세를 보였다. 8월 소비자물가는 1.7% 오르는 데 그쳐 전월(2.1%)보다 둔화됐다. 휴대전화 통신료 인하(-21.0%)가 상승 폭을 낮췄으나, 농축수산물 가격은 폭염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KDI는 “소비는 금리 인하와 정부 지원 정책의 효과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의 무역 규제 불확실성이 대외 수출 여건에 부담으로 작용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