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25세 청년층 취업 감소 두고 ‘AI 탓’ 공방
- 중견·중장년층 고용은 오히려 확대…해석 엇갈려

인공지능(AI)이 실제로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지 여부를 두고 미국 경제학계에서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학을 막 졸업한 청년층의 고용 둔화 현상이 AI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반박 연구도 속속 나오며 논란은 가열되는 모양새다.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MIT 교수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AI 활용도가 높은 직종,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고객 서비스 직종에서 2225세 초년생의 고용이 2022년 말 이후 약 6%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동일 직종의 3050대 근로자는 같은 기간 6~9%의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청년층 고용 부진이 AI 확산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며 “AI에 가장 먼저 노출된 집단이 신호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경제혁신그룹(EIG)의 사라 에크하르트·네이선 골드슐라그(Eckhardt·Nathan Goldschlag) 연구팀은 다른 데이터를 근거로 “AI가 고용에 뚜렷한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직종별 AI 노출 정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지표에서 청년층과 다른 연령층 간 실업률 차이가 거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일부 측정치에서 0.2~0.3%포인트 수준의 미세한 차이는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석은 엇갈린다. 일부는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단순 기술 인력이 아닌 경험과 관리 역량을 갖춘 중견·중장년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됐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대형 IT 기업들은 AI 개발 툴 도입과 함께 프로젝트 관리, 팀 리딩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프로그래밍 능력만 가진 신입보다는 실무 경험이 풍부한 경력직을 우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통계상 특정 시기에 일부 집단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고용 결과를 보일 수 있는데, 이를 곧바로 ‘AI 탓’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브린욜프슨 연구팀의 자료에서도 임금 수준은 연령대별로 큰 차이가 없어 ‘AI가 청년층 고용만 위협한다’는 설명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이번 논쟁은 “AI가 당장 고용을 파괴하는가”라는 질문보다는 “AI 시대에 어떤 역량과 경험이 더 높은 가치를 갖는가”라는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 모두 AI 확산의 파급효과를 주시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정책적 차원에서 청년층을 위한 재교육·현장훈련 기회를 확대하고, 기업이 이를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AI와 일자리를 둘러싼 불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고용 전반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정 연령층과 직종의 변화가 향후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인지 단기적 통계 착시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