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생산·투자 기업은 관세 면제, 애플은 6000억 달러 미국 투자 확대 발표
- 한미 무역 합의 최혜국 대우에도 높은 관세 부과 불가피…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미국 내 시설 투자 발표 행사에서 미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집적회로와 반도체 제품에 대해 약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미국 내 생산을 약속했거나 실제 생산 중인 기업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거나 투자를 약속한 기업에는 고용 및 생산 규모에 상관없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공장 건설을 약속했다가 이행하지 않으면 누적된 금액에 대해 추후 관세를 청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실제 관세 부과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촉진하고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대미 쪽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반도체가 자동차, 전자기기,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기반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번 관세 조치가 강력한 경제적 제재이자 산업 정책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혁신적인 차세대 칩 제조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 기술로 아이폰 등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공급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생산 확대 및 공급망 재편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대미 반도체 수출액이 106억 달러에 달하며 자동차 다음으로 규모가 큰 품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은 명목상 전체 수출의 7.5%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대만 등 제3국에서 조립·가공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도 많아 실제 미국 시장 의존도는 더 높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말 한미 무역 합의를 통해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으나, 관세율에 따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반도체에 10% 관세가 적용될 경우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0.2%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와 외신은 고율 관세만으로는 미국 내 생산 확대가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비용 부담과 해외 이전 문제 등 구조적 도전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이번 관세 부과 방침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이 보조금 위주에서 강압적 경제 제재 방식으로 전환됐음을 시사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추가로 25% ‘2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이유로 2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반도체 관세 전략과 맞물려 무역·안보 정책에서 미국의 강경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