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불화 없었고, 가족 모두 노렸다”… A씨 계획범죄로 규정
  • “신상공개는 2차 피해 유발할 수 있어 반대”… 유족 극심한 정신적 고통 호소
지난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송도에서 직접 만든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A씨에 대해 유족 측이 23일 공식 입장을 밝히며 “범행 이유는 가정불화가 아닌 계획적이고 무차별적인 살해의도”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A씨가 아들뿐만 아니라 며느리와 손주까지도 함께 살해하려 했던 정황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사건의 성격이 단순 가정 문제를 넘어선 ‘계획범죄’에 가깝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족 측은 22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마치 A씨의 범행에 그럴듯한 동기가 있었다는 식의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는 묵과할 수 없어 사실을 알린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치밀하고 의도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가족들 앞에서 무참히 살해했다”며 언론의 일부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가정불화와 관련한 해석에 대해서도 유족 측은 전면 부인했다. 유족은 “A씨는 25년 전 본인의 잘못으로 피해자의 어머니와 이혼했고, 피해자는 이 같은 사실을 결혼 직전까지도 알지 못했다”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이혼 사실을 전하지 않은 채 그 이후에도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며 아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결혼 후 약 8년 전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피해자와 그 아내는 A씨가 알아차릴까 걱정돼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조차 하지 않았고, 사건 당일은 오히려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이 함께 저녁 자리를 마련했던 날이었다”며 관계가 나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특히 A씨가 생일 파티 자리를 직접 초대받은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날 저녁 상황은 참혹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잠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뒤, 직접 만든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다시 나타났고, 아들에게 총 두 발을 발사해 살해했다. 아들의 지인에게도 방아쇠를 두 차례 당겼으나 총은 불발됐다.

막내 손주를 포함한 어린아이들이 집 안에 있던 상황에서 A씨는 도망치는 며느리를 향해 총기를 재정비하며 추격했고, 며느리가 아이들과 함께 방 안으로 피신해 문을 잠그자 다급하게 문을 열려고 하며 위협을 가했다고도 전했다. 이는 A씨가 피해자 외의 가족들도 살해 대상으로 삼고 있었으며, 총기 불발 등으로 인해 그 피해가 확장되지 않았을 뿐 미수에 그친 무차별 범행이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유족은 “가해자인 A씨의 신상이 공개되면, 생존한 피해자 가족들에게 성급한 비난과 주변의 편견이 쏟아질 수 있으며 특히 A씨의 얼굴을 알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심각한 2차 정신적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상공개 반대를 분명히 했다.

아울러 유족은 피해자에 대해 “그는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참된 아버지이자 누구보다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이었고, 그의 억울한 죽음이 왜곡되거나 미화되어서는 안 된다”며 “아이들이 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유족은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경찰에 전달했으며, 향후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가정 내 갈등이 아닌, 정서적 단절과 사적 분노로 인한 계획적 총격 범행이었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따라, 향후 경찰 수사 및 사법 판단에서 그 동기와 범행의 성격을 어떻게 판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