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중동 지역 갈등 우려가 커진 가운데 11일(현지시간) 국제 원유 가격이 4% 이상 폭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69.77달러로 마감돼 전날보다 2.90달러(4.34%)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68.15달러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3.17달러(4.88%) 치솟았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69달러를 돌파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인 지난 4월 초 이래 약 2개월 만의 일이다.

당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희토류 대미 공급 재개와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 허용 합의 소식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유가는 중동 지역 긴장감 증대 보도가 나오면서 급등세를 가속화했다.

로이터 및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동 지역 보안 위험 증가를 근거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비핵심 직원들의 철수를 지시했다. 바레인과 쿠웨이트 지역에서도 비필수 직원과 가족들의 대피를 승인했다고 전해졌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분석가는 "시장이 이처럼 심각한 지정학적 위험 요소를 미리 반영하지 못했다"며 급등 배경을 설명했다.

미-이란 6차 핵협상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이란 측은 협상 결렬 시 중동 내 미군 시설 전체를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협상 합의에 실패하고 갈등이 우리에게 강제된다면 적대 세력의 손실은 우리보다 훨씬 막대할 것이며, 미국은 결국 이 지역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역내 모든 미군 거점이 우리의 타격 범위 안에 포함돼 있다"며 "망설임 없이 전 기지를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오만의 중재 하에 지난 4월부터 5회에 걸쳐 핵협상을 벌여온 양국은 지난달 말 미국이 이란에 첫 공식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안 내용은 비공개 상태이나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용인 범위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다가오는 6차 협상 일정을 놓고도 양국 간 의견차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 측은 12일 협상 재개를 공표했으나 이란은 15일로 발표해 조율 과정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