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리감사관실, 동석자 직무 관련성과 접대 비용 여부 집중 검토
- 지 판사 "사실무근" 반박에도 민주당 "구체적 날짜 통보하겠다"… 법원 안팎 '재판 압박' 우려

12·3 비상계엄 내란 사건을 담당 중인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31기)의 ‘룸살롱 접대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이 사실관계 확인에 본격 착수했다. 지 판사가 현직 대통령과 전직 고위 인사들의 재판을 맡고 있는 만큼, 향후 조사 결과와 파장이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는 대법원장 직속 기구인 윤리감사관실이 투입됐다. 윤리감사관은 차관급 외부공모직으로, 법관의 비위나 윤리 문제를 전담한다. 이번 사안은 법관의 품위 유지와 직무 관련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윤리감사관실은 지난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국회 자료 및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윤리감사1심의담당실을 중심으로 지 판사가 동석한 것으로 지목된 강남 소재 주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공개된 사진과 자료를 분석하며 경위를 파악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지 판사가 강남의 한 주점에서 두 명의 동석자와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하고,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업소는 단란주점으로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성 종업원이 배석하는 고급 유흥주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동석자의 신원이나 실제 비용 발생 내역 등 구체적인 자료는 아직 대법원에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 판사는 전날 법정에서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그런 곳에 가서 접대를 받은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삼겹살에 소맥도 사주는 사람이 없는 시대”라며 의혹 자체가 현실성과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기초 사실 확인이 끝나는 대로 지 판사 본인과 동석자들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성 여부, 비용 부담 주체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동석자가 재판 당사자거나 이해관계인이라면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며, 이를 입증할 경우 징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접대 비용 역시 핵심 변수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식대나 주대 등의 총액을 참석자 수로 나눈 금액이 1인당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형사처벌(벌금형) 대상이 되며, 초과하지 않으면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 실제 ‘라임 사태’ 당시 100만원 초과 접대를 받은 검사는 정직 1개월, 100만원 미만은 견책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 판사는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장을 맡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사건도 담당하고 있어, 이번 의혹이 재판 공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지 판사가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부터 재판 진행을 문제 삼아왔다. 이번 폭로 역시 재판을 ‘편파적으로 운영한다’는 지적과 맞물려 진행된 만큼, 정치적 공세로 비칠 소지도 크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사 또는 징계를 목적으로 한 외부 압력이 법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현직 판사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재판장을 교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면 매우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의혹에 대한 조사 착수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보여주는 한편,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법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