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 ‘자립 기술’ 주문에 발맞춰… 창립 15주년 맞아 “칩은 기술 돌파 핵심” 선언
- 2017년 첫 자체칩 개발 실패 딛고 재도전… 이미 R&D에 2.7조 원 투자, 2,500명 투입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 샤오미(Xiaomi)가 스마트폰용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위해 향후 10년간 500억 위안(약 6조 9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기술 자립’ 노선에 발맞춘 조치로,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 창립자 레이쥔(Lei Jun)은 자사 창립 15주년을 맞은 5월 20일, 웨이보 등 중국 SNS를 통해 “반도체는 샤오미가 첨단 기술에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한 핵심 전장”이라며 “최소 10년에 걸쳐 최소 500억 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반드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오미는 스마트폰부터 가전제품, 전기차(EV)까지 다양한 소비자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기업이다. 2017년에는 자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Surge S1’을 출시하며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술적·재정적 한계로 생산을 중단하고 관련 사업을 축소한 바 있다. 당시를 돌아보며 레이쥔은 “그 시절은 우리가 걸어온 길이지, 어두운 과거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이번 재도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실제로 샤오미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약 135억 위안(약 2조 7천억 원)을 칩 개발 연구에 투입해왔으며, 현재 이 부문 전담 인력만 2,500명을 넘는다. 샤오미의 이번 발표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중국 정부의 기술 독립 기조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중국 기업들에게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기술에서 “자립 자강”을 주문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해 첨단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경쟁사인 화웨이가 외국 기술 없이는 생산이 어렵다고 평가되던 고성능 스마트폰 칩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미국의 견제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 바 있다.
컨설팅 업체 유빅(Ubik)의 파스칼 비오 CEO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움직임은 퀄컴과 같은 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챔피언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샤오미 역시 ‘칩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레이쥔은 “우리는 항상 칩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조금 더 시간과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샤오미가 단순한 소비자전자 브랜드를 넘어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도 중국 대표주자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상징한다.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반도체 투자가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물론, 글로벌 칩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