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마인드의 신형 AI 'AlphaEvolve', 구글 데이터센터 효율 0.7% 향상…전 세계 자원 절감 효과
  • 스트라센 이후 55년 만에 새로운 행렬 곱셈 알고리즘 발견…차세대 AI 칩 개발에도 기여
구글은 새로운 AI 시스템 ‘알파이볼브(AlphaEvolve)’가 복잡한 수학·과학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구글의 AI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새로운 인공지능 에이전트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공개하며, 알고리즘 개발과 과학 연구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학·컴퓨터 과학 분야의 근본적 문제 해결에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알파이볼브는 단순한 코드 생성기를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 알고리즘을 진화시켜가는 ‘알고리즘 설계 AI’다. 딥마인드는 이 시스템이 “복잡한 수학 및 과학 문제에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챗봇 기반 AI가 흔히 겪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기 위해, 알파이볼브는 문제를 입력받은 뒤 수많은 해법을 생성하고, 이를 자동 평가 시스템이 분석하여 가장 뛰어난 해법을 진화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여기에 딥마인드의 ‘제미나이 플래시’와 ‘제미나이 프로’ 모델을 병행 활용해 효율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이 AI는 특정 분야에만 특화된 기존 시스템들과 달리, 모든 프로그래밍 및 알고리즘 문제에 적용 가능한 범용 AI로 설계되었다. 실제로 구글 내부 시스템에 투입된 결과, 그 성능은 즉각 확인되었다.

딥마인드는 알파이볼브를 구글의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인 ‘보르그(Borg)’에 적용했다. 그 결과, 스케줄링 휴리스틱(heuristics, 경험 기반 규칙)에 변화를 제안했고, 이 개선안이 실제로 적용되며 구글 전체 컴퓨팅 자원의 0.7%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구글처럼 대규모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에 있어 이는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의미한다.

또한 알파이볼브는 1969년 수학자 볼커 스트라센(Volker Strassen)이 고안한 행렬 곱셈 알고리즘을 뛰어넘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는 복소수 행렬의 곱셈 효율성을 높이는 성과로, 생성형 AI의 핵심 연산인 행렬 연산의 성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돌파구로 평가된다. 앞서 딥마인드가 동일한 문제를 위해 만든 전용 AI ‘알파텐서(AlphaTensor)’보다도 뛰어난 해법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텐서 프로세서(Tensor Processing Unit)’ 설계에도 알파이볼브가 기여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이 AI가 하드웨어 기술 언어인 ‘베릴로그(Verilog)’ 수준에서 불필요한 연산을 제거한 새로운 설계 코드를 생성, 차세대 칩의 효율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반영 여부는 아직 검증 중이지만, 곧 출시될 신형 프로세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알파이볼브는 아직 공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연산 자원이 줄어든 알파텐서보다도 다루기 까다로워, 현재로서는 구글 내부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다만, 딥마인드는 이 기술을 소형 AI 툴에 적용해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향도 모색 중이다.

AI가 더 이상 결과를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해법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알고리즘의 진화를 가능케 한 알파이볼브는 과학 기술뿐 아니라 AI 자체의 발전 양상마저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