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과학기술 혁신 가속화…엔비디아 GH200 GPU 8,496장 탑재해 연산 성능 대폭 향상
  •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부족 해소…공공·산업·연구계 공동 활용 기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사진=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대한민국의 차세대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본격 구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월 1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세계적인 슈퍼컴퓨터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 유한회사(Hewlett Packard Enterprise, HPE) 간에 3,825억 원 규모의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금액에는 5년간 유지보수 비용 780억 원이 포함돼 있다.

이번 계약은 조달청의 주관으로 진행된 6차례 입찰 끝에 이루어진 것으로, 휴렛팩커드사는 성능과 규격 심사에서 가장 유리한 평가를 받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HPE는 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발표하는 Top500 기준으로 세계 1위 엘 캐피탄(미국), 2위 프론티어(미국), 5위 HPC6(이탈리아) 등 총 106대의 슈퍼컴을 보유한 경험 많은 기업이다. 특히 슈퍼컴 전용 고속 네트워크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시스템 구축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슈퍼컴 6호기는 오는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국제 연구 환경 속에서 대규모 과학·공학 계산과 초거대 인공지능 연구를 동시에 지원하는 국가 플래그십 컴퓨팅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도입되는 슈퍼컴 6호기는 엔비디아사의 최신 그래픽 처리장치(GPU)인 GH200을 8,496장 탑재하고, 최대 600페타플롭스(PF)급의 연산 성능과 205페타바이트(PB)의 저장 용량, 400Gbps 이상의 초고속 연결망을 갖출 예정으로, 구축이 완료되면 세계 10위권 슈퍼컴퓨터로 Top500 순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GH200은 기존 호퍼(H100) 아키텍처에 ARM 기반 중앙처리장치 ‘그레이스(Grace)’를 결합한 통합 가속기 칩으로, 데이터 처리 효율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학습 및 추론, 고정밀 시뮬레이션, 과학·공학 계산 등에서 기존보다 월등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국내 연구개발 환경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3월 ‘인공지능+과학기술(AI+S&T) 활성화 방안’을 통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과학기술 전반의 인공지능 활용을 본격 확산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신소재, 혁신 신약, 초미세 반도체, 우주탐사, 양자컴퓨팅, 차세대 이차전지, 친환경 신기술, 미래에너지 등 8개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모형을 개발하고, 과학기술 지식 창출을 최적화할 인공지능 기반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공공부문에서는 공동 활용이 가능한 고성능 GPU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자들이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를 개별 구매하거나 해외 클라우드 자원을 활용하면서, 비용 부담과 함께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어 왔다. 이번 슈퍼컴 6호기의 구축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내 연구자들에게 안전하고 강력한 연산 환경을 제공할 기반이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특히 중규모 이상 인공지능 개발 수요(예: GPU 50~200개 사용, 3개월 내 완료 가능한 작업)를 즉시 지원하고, 출연연 등과 협력해 특화 분야별 GPU 수요를 분산·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공공 인프라 확충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반 신소재 개발, 신약 후보 물질 예측, 연료전지 제조공정 개발, 반도체 부품의 자율 제조공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슈퍼컴 6호기의 활용이 기대된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국내 GPU 수요의 급증과 연구현장의 수요에 맞춰 이번 슈퍼컴 6호기 계약이 적기에 성사됐다”며 “앞으로 연구와 산업 현장에서 풀기 어려웠던 난제들이 해소되고, 전례 없는 혁신적인 성과들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