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가 판매 막으려 공급 중단까지”…공정위, 당뇨관리 필수 의료기기 가격경쟁 침해 판단
  • 혈당측정기, 온라인에서도 저렴하게…가격자율성 회복 기대

공정거래위원회가 당뇨관리 필수 의료기기인 혈당측정기의 온라인 판매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한 업체에 대해 제재에 나섰다. 소비자들의 건강과 직결된 필수품목의 가격경쟁을 막은 행위에 철퇴를 내린 것이다.

공정위는 7일, 자가혈당측정기 제조사인 ㈜아이센스와 그 온라인 총판 ㈜대한의료기가 자사의 혈당측정기 온라인 판매업체들에게 최저 재판매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강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아이센스에 과징금 2억 5,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이센스는 2018년부터 자사 혈당측정기 구성품인 미터와 스트립의 권장 온라인 판매가격을 정하고, 2019년부터는 이를 어긴 판매업체에 공급가를 인상하거나 공급을 제한하는 등 압박을 가해왔다. 특히 온라인 판매가격이 자사 기준보다 낮을 경우, 공급 중단이나 신규 영업 제한 등의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가격 하한선을 사실상 강제한 것이다.

2020년부터는 대한의료기를 온라인 전용 총판으로 지정해 가격 모니터링과 통제를 체계화했다. 대한의료기는 기준가격을 정해 각 온라인 판매처에 전달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업체들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했다. 아이센스는 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판매처와 거래하지 말 것을 대리점에 지시하고, 이를 위반한 대리점에 대해서는 공급물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6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제조사가 직접 유통 단계의 가격에 개입하면서 판매자의 자율성과 시장 내 가격경쟁이 제한됐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혈당측정기는 국내 당뇨병 환자들에게 일상적으로 필요한 의료기기로, 가격 경쟁이 억제될 경우 환자 부담이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품목이다. 실제로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혈당측정기 온라인 시장의 가격자율성이 회복되고, 소비자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격경쟁을 인위적으로 제한해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히 시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