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감사원 수사의뢰 포함 24건 수사…국가수사본부, 교원 96명 등 126명 입건
  • 수능 23번 지문 유출 논란엔 유착 정황 없었지만, EBS 교재 사전 유출 등 위법행위 적발
‘문항제작팀’ 개요도. (사진=경찰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사교육 카르텔’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관련자 10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수사는 교육부와 감사원 등의 수사의뢰를 바탕으로 총 24건에 대해 진행됐으며, 수사 대상자만 194명에 달했다. 입건된 피의자는 126명으로, 이 중에는 현직 또는 전직 교원 96명과 사교육업체 관계자 및 강사 25명이 포함됐다.

사건은 지난해 7월, 교육부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서를 제출한 데서 시작됐다. 이어 경찰은 "현직 교사들이 사교육업체에 수능 관련 문항을 판매하고 고액의 금품을 받았다"는 자체 첩보를 입수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압수수색 7회를 포함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문항 거래, 수능 문항 유출, 이의심사 조작 등 다방면의 불법 행위가 드러났다.

특히 현직 교사들이 수능 관련 문항을 외부에 판매한 행위가 집중 조명됐다. 교사 47명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수능 문항을 제작해 사교육업체나 강사에게 넘기고 최대 2억 6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부가 팀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문항을 제작하고, 차명 계좌를 통해 돈을 받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수능 출제 또는 검토위원 경력자들이 문항제작팀에 포함돼 있었고, 한 팀은 2,946개의 문항을 만들어 6억 2천만 원을 수수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행위는 공직자인 교원이 공교육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사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된다. 법령상 정당한 사유 없이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교원 47명과 사교육 관계자 19명을 해당 혐의로 송치했다.

또한 수능 영어 23번 문항과 특정 강사 교재의 지문이 동일하다는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수능 출제위원이자 대학교수였던 인물은 과거 감수했던 EBS 교재에서 해당 지문을 접한 뒤 이를 수능 문항으로 사용했다. 같은 지문은 강사 교재에도 수록돼 있었는데, 이는 문항거래 관계에 있던 또 다른 현직 교원이 원서를 내려받아 문항을 만든 후 강사에게 판매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연한 중복으로 결론지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안 규정을 위반하고 발간 전 교재를 유출한 혐의로 관련 교원 3명과 강사 3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됐다.

더불어 평가원의 이의심사 과정에서의 절차 위반도 드러났다. 수능 영어 23번 문항과 관련해 다수의 이의신청이 접수됐지만, 이를 담당한 평가원 직원들은 해당 모의고사 교재가 누락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이를 ‘제외 건수’로 분류해 심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평가원 매뉴얼을 위반한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공정성 훼손으로, 이들 역시 업무방해 혐의로 송치됐다.

이번 수사는 단순한 문항 거래를 넘어 교육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린 복합적 범죄를 폭로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BS에 제도 개선을 위한 통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