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 특강서 퇴임 앞둔 소회 밝혀…“통합이 핵심, 헌재 선고문 제목도 ‘통합’이었다”
- 헌법가로서의 길은 혼·창·통…“민주주의의 발전은 관용과 자제 위에 세워진다”

퇴임을 앞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와 관련해 “선고에 모순은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특히 비상계엄과 탄핵소추의 판단 기준을 ‘관용과 자제’로 설명하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원칙에 따른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문 대행은 지난 17일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열린 특강에서 “비상계엄은 관용과 자제를 뛰어넘었고, 탄핵소추는 그 기준을 넘지 않았다. 그것이 헌재의 판단”이라며 “그래서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에 모순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200여 명의 학생들 앞에서 법률가로서의 길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강연을 펼친 뒤,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분열과 혼란을 겪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관용과 자제가 없이는 민주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행은 “관용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고, 자제는 힘 있는 사람이 그 권한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민주사회가 성숙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가진 탄핵소추 권한이 정당하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권한도 똑같이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야당에 적용되는 권리가 여당에도 적용돼야 하고, 여당에 요구되는 절제가 야당에도 적용돼야 한다. 그래야 통합이 가능하다”며 “나에게 적용되는 원칙과 너에게 적용되는 원칙이 다르면, 그건 통합이 아니라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통합의 가치를 우리가 고수해보자는 의미를 담아 헌재의 탄핵 선고문 제목도 ‘통합’으로 삼았다”며 “그래서 선고문 작성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강연에서 문 대행은 법률가로서의 삶을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냈다. 바로 '혼(魂)', '창(創)', '통(通)'이다. 그는 “혼은 ‘왜 내가 법률가가 되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내면의 동기이며, 창은 단순한 창조가 아니라 독창적이고 적절한 해결책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은 막힌 것을 뚫고 흐르게 하는 것으로, 결국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경청의 자세와 자기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법조인들에게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며 “혼과 창, 통의 가치가 그 방향을 잡아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강연은 문형배 대행이 헌법재판소 퇴임을 앞두고 가진 공개 행보 중 하나로, 학생들과의 진솔한 소통을 통해 법조인의 책임과 사회 통합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