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계엄 해프닝에도 체계적 대응 돋보여…“제도적 안정성 높게 평가”
  • 대외 불확실성 커진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순대외자산, 신용등급 지탱 기반”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전망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P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무역 둔화와 정치적 변수 속에서도 여전히 견고한 시스템과 재정건전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P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향후 3~5년 동안 한국 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보다 높은 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1인당 GDP는 오는 2028년까지 4만1천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2024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 등의 영향으로 1.2%까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2025년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연평균 약 2%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24년 11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로, 미국의 고율 관세 등 외부 충격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분석도 포함됐다. S&P는 올해 초 발생한 비상계엄 선포 해프닝으로 일시적으로 정치적 신뢰에 타격이 있었지만, 신속한 계엄령 철회와 헌법 절차의 준수, 선거 일정 확정 등의 대응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국의 정책기관이 정치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경제·금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줬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정치권의 양극화와 갈등이 지속될 경우 차기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언급했다.

재정건전성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2025년 일반정부 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0.8% 수준으로, 2024년(–1.0%)보다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양호한 세입 여건 덕분이지만, 세계 경제 둔화와 미국의 무역제재로 인한 수출 부진이 세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비금융공기업의 부채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재정운용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으며, 북한 체제 붕괴에 따른 통일 비용은 가장 큰 불확실성이자 우발채무로 지목됐다. S&P는 북한 관련 리스크가 경제와 재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정도로 고조될 경우, 향후 등급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은 순대외자산 보유와 경상수지 흑자 등에서 강한 대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S&P는 향후 3년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5%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는 신용등급 유지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또한, 자유로운 자본 이동이 가능한 변동환율제도와 깊이 있는 외환시장이 한국 경제의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S&P의 등급 발표가 한국 경제에 대한 견고한 신뢰를 재확인한 결과로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 3월 S&P 연례협의단과 면담을 갖고 한국의 재정 기조와 정책 방향을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다른 부처와 함께 범정부 차원의 국가신용등급 대응 협의회를 가동하며 대외신인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한국의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적극 설명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변동성이 큰 국제 환경 속에서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