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AI·수출 대응까지 ‘선택 아닌 필수 추경’…“타이밍이 핵심”
  • 반도체 투자 7조 증액…소부장 중소기업엔 최대 50% 보조금 지급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조 원 늘린 12조 원대로 편성하기로 했다. 추경은 재해·재난 대응부터 인공지능(AI)과 수출 경쟁력 강화, 민생 안정을 포괄하는 전방위 지원책으로 구성되며, 특히 반도체 산업에는 총 33조 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에는 투자보조금도 신설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에서 “국회와 언론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기존 10조 원보다 약 2조 원 증액된 12조 원 규모로 필수 추경을 편성했다”며 “추경 사업은 재해·재난 대응, 통상·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산불 복구 등 재난 대응에 3조 원 이상, 통상 대응 및 AI 산업 육성에 4조 원 이상, 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한 민생 지원에 4조 원 이상이 투입된다. 특히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재해대책비는 기존 5천억 원에서 두 배 이상 확대되며, 중대형 산림 헬기 6대와 감시 카메라, 드론, 다목적 산불진화차량도 추가 도입된다.

통상·수출 지원책으로는 정책 자금 25조 원을 신규로 공급하고,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는 공공요금과 보험료 납부에 활용 가능한 연간 50만 원 규모의 ‘부담경감 크레딧’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또한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이 지난해보다 카드 소비를 늘릴 경우, 증가분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상생페이백’ 제도도 신설된다.

최 부총리는 “추경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국회의 초당적 협조로 조속한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과 별도로, 미국이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재정 투자를 기존 26조 원에서 7조 원 늘려 총 33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중 4조 원 이상은 2026년까지 투입된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에 투자보조금이 신설된 점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과 관련된 소부장 기업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전략 품목 및 물자를 생산할 경우, 신규 투자액의 30~50%를 정부가 보조한다. 기업당 보조금 상한은 200억 원이며, 예컨대 비수도권 중소기업이 100억 원을 투자하면 최대 5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산업 인프라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대된다. 용인과 평택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의 70%는 국비로 충당된다. 다만 이 지원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반도체 특별법’의 통과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제 집행 여부와 시점은 법안의 처리 결과에 달려 있다.

정부는 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대한 인프라 국비 지원 비율을 최고 50%로 상향하고, 총 100조 원 이상 규모의 대형 클러스터에는 인프라 국비 지원 한도를 기존 500억 원에서 1천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산업의 경쟁력과 민생의 안전망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며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