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톤으로 원산지 지우고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6년간 이어진 불법 행위
  • 조달청까지 속인 정황 드러나… 대표 등 임직원 불구속 기소
로만손 '루미에르 비쥬 화이트' 여성 메탈시계. (사진=제이에스티나 홈페이지)

주얼리 브랜드로 유명한 제이에스티나가 중국산 손목시계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한문혁)는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와 영업부장 등 임직원 5명, 그리고 법인 제이에스티나를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5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제이에스티나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에서 손목시계 약 12만 개를 저렴한 가격에 들여온 뒤, 아세톤을 사용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표기를 지우고 재조립해 국산으로 둔갑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백화점 입점 브랜드로 소비자 신뢰를 얻은 뒤 이러한 방식으로 시계를 판매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세관은 지난해 6월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으며, 이후 서울동부지검으로 이관되어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제이에스티나가 조달청을 속인 정황도 포착했다. 이들은 2023년 자사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이라는 증명서를 발급받아 조달청에 납품했으나, 실제로는 다른 공장에서 납품받은 제품을 조달청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유미 대표에게는 판로지원법 위반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해 제이에스티나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범행의 구체적 정황을 밝혀냈다.

제이에스티나는 김기문 회장이 1988년에 설립한 ‘로만손’을 전신으로 하는 기업이다. 김 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약식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제이에스티나 측은 “이번 사건은 로만손 시계와 관련된 사항이며, 제이에스티나 브랜드 제품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원산지 표기 위반을 넘어 소비자 기만과 법적 위반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냈다. 특히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 온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과 기업 윤리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