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 EU 배터리 여권법 대응 첫걸음…블랙매스·블랙파우더 재활용 가치 부각
  •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활성화 기대, 환경 규제 강화 속 새로운 기회 창출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추출되는 핵심 물질인 블랙매스. (사진=관세청)

관세청이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추출되는 핵심 물질인 블랙매스(Black Mass)와 블랙파우더(Black Powder)의 운명을 바꿨다. 2025년 제1회 관세품목분류위원회는 이 검은색 분말을 더 이상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금속추출용 잔재물'로 공식 분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폐기물로 취급될 때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게 됨을 의미하며,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정은 특히 2026년 시행 예정인 유럽연합(EU)의 배터리 여권법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U 배터리 여권법은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관리하고,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배터리의 유통을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다. 관세청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블랙매스와 블랙파우더를 재활용 가치가 높은 자원으로 인정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랙매스와 블랙파우더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과 같은 유가금속을 함유하고 있어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세청은 이 물질들을 '금속추출용 잔재물'로 분류함으로써 기본세율 2%를 적용하고, 기존의 화학제품(6.5%)이나 전자폐기물(8%)보다 낮은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블랙매스와 블랙파우더가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한 사례"라며 "국내외 유통 과정에서 규제 완화와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세청은 앞으로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하여 재활용 관련 물품의 품목번호 신설과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위원회에서는 안면 리프팅 시술에 사용되는 봉합사 결합 침도 '살균한 의료용 봉합사'로 분류되어 낮은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관세청은 이처럼 품목분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품목분류 사전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출입 기업들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품목 분류 변경을 넘어, 순환경제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