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세대 결혼·출산 포기 부추기는 고비용 구조…스드메부터 영어유치원까지 46곳 세무조사 착수
  • 차명계좌 동원, 매출 누락, 허위 비용 계상…국세청, 탈세 혐의 낱낱이 파헤쳐 엄정 처벌 예고
국세청이 불투명 계약, 가격횡포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스·드·메의 문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너무 비싸 포기합니다, 결혼 ∙ 출산 ∙ 육아"

2030세대의 절규가 현실이 된 가운데, 국세청이 칼을 빼 들었다. 결혼 준비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고비용 구조와 탈세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스드메)' 업체 24곳, 산후조리원 12곳, 영어유치원 등 10곳, 총 46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세청은 2030세대의 결혼·출산 기피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결혼 준비와 출산, 육아에 소요되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젊은 세대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가지와 추가금의 늪"이라 불리는 스드메 시장, "직장인 평균 월급을 훌쩍 뛰어넘는 이용료에도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인 산후조리원, "연간 대학등록금의 3배가 넘는 원비"를 자랑하는 영어유치원 등, 결혼·출산·육아 시장에서 예비부부와 예비부모는 철저히 '을'이 되어 울며 겨자먹기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세청은 이처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마다 비용부터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혼인과 출산율 감소라는 당연한 귀결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세청은 2030 수요자에게 과도한 지출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세금은 '매출 누락, 사업장 쪼개기, 비용 부풀리기' 등 각종 수법을 동원하여 회피한 결혼·출산·유아교육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대상 유형별 탈세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드메 업체

불투명한 가격 구조를 이용하여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계약 시 안내한 기본 계약 내용 외의 '추가금'을 다수의 차명계좌에 이체하도록 유도하여 소득신고를 누락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또한, 자녀 또는 배우자 명의를 빌려 추가 사업체를 설립한 후, 매출액을 두 업체 간에 분산하여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도 있었다. "경차 사러 갔다가 롤스로이스 사고 나온다더니, 결혼 준비도 똑같더라"라는 한 예비 신부의 푸념처럼, 추가금 폭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예비부부들의 고통이 그대로 드러난다.

산후조리원

공급 부족 상황을 이용하여 고가 이용료를 책정하고 출산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태를 보였다.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현금영수증 미발급을 조건으로 현금 할인가를 제시하는 등 탈세를 자행했다. 일부는 매출 누락과 비용 부풀리기로 손실이 발생한 것처럼 신고하고도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본인 건물에 산후조리원을 입점시킨 후 시세를 초과하는 임대료를 받아 해외 여행 및 사치품 구입에 사용했다. "2주일에 수백만 원이 부담스럽더라도, 나만 산후조리원에 안 가는 것은 더 신경이 쓰인다"라는 한 산모의 말처럼, 출산 후 몸조리보다 비용 걱정이 앞서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영어유치원 및 학원

고액 사교육의 상징으로서 육아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수강료 외의 교재비·방과후 학습비·재료비 등을 쪼개어 현금으로 받은 후 이를 신고하지 않았으며, 빼돌린 소득을 자녀들의 해외 유학 비용으로 사용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 또한, 실체가 없는 교재 판매 업체나 컨설팅 업체를 가족 명의로 설립한 후, 이러한 위장 업체로부터 교재 등을 매입한 것처럼 가장하여 허위의 비용을 발생시키고 세금을 줄여 신고했다. "값비싼 유치원비에 에듀푸어가 될까 두려우면서도, 자녀교육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라는 한 학부모의 고민처럼, 자녀 교육에 대한 열망과 경제적 부담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모들의 고충이 느껴진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결혼·출산·유아교육 시장의 비정상적인 현금 결제 유도나 비용 부풀리기 등 부조리한 관행을 꼼꼼히 점검하고, 조사 대상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관련인의 재산 형성과정까지 세세히 검증하는 등 강도 높게 진행할 예정이다. 탈루 혐의 관련 거래의 금융 추적 및 이중장부 확인, 거짓 증빙에 대한 문서 감정 등을 통해 불투명한 수익구조와 자금 유출 과정을 낱낱이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현금거래를 하였음에도 현금영수증을 미발급한 사례가 확인될 경우 현금영수증 미발급 가산세(미발급 금액의 20%)를 철저히 부과하고, 사기 그 밖의 부정행위를 비롯한 조세범칙행위 적발 시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형사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정히 조치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030세대가 직면하는 어려움이 곧 우리 사회 전체의 미래와 직결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하에, 젊은 세대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며 세금을 회피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민생 안정을 위하여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생활 밀접분야에서의 불공정 관행이나 악의적인 탈루행위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